‘길렀다 잘랐다 다시 길렀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멋들어진 수염을 기르고 KBO리그에 나타났지만 곧 깔끔히 면도를 했다. 최근 다시 수염이 수북이 자랐다. 힐만 감독의 수염은 묘하게 가족의 한국 방문주기에 맞춰 길이가 달라진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SK 트레이 힐만(54) 감독의 턱수염이 다시 수북하게 자랐다. 그는 시즌 초 특유의 멋스러운 턱수염으로 야구팬들의 많은 관심을 집중시켰는데, 팀 연패와 함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애써 기른 수염을 과감하게 잘랐다. 당시 힐만 감독은 “특별히 신경 쓰는 점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징크스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어 “집사람이 내가 수염 기르는 것을 유독 싫어한다”며 면도를 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시즌 말미에 이르러 힐만 감독의 턱수염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22일 인천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그는 “(스타일이) 지루해서 수염을 다시 길렀다. 마침 팀 성적도 좋아 깎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SK는 최근 빡빡한 일정 속에 치열한 5강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한때 승률이 5할 밑으로 떨어지면서 힘이 빠지는 듯 했지만 22일 경기 전까지 내리 3연승을 거두며 다시 중위권 혈투에 합류했다. 늘어나는 팀 연승 숫자만큼이나 힐만 감독의 턱수염도 길어지고 있다.
기분 좋은 징크스지만 난적(?)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힐만 감독의 부인인 마리 여사의 존재다. 마리 여사는 현재 미국 본가로 잠시 돌아간 상태인데, 9월 초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시즌 초 힐만 감독이 직접 밝혔듯이 그의 턱수염을 평소 반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힐만 감독은 “집사람은 나를 정말 사랑하지만 내 수염은 결코 사랑하지 않는다”며 크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