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 남자농구팀 지원, 해도 해도 너무해
선참 2명·키 204cm 넘어야 비즈니스석
성적 바라고 지원 외면하는 농구협·KBL
구단 관계자 “대화만 해도 해결책 있는데…”
허재(52) 감독이 이끄는 한국남자농구대표팀은 8월 21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막을 내린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서 3위에 오르는 성과를 얻었다. 결과를 떠나 매 경기 농구대표팀이 선사한 시원한 공격은 팬들로 하여금 농구의 매력에 푹 빠지게 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대한농구협회와 KBL의 협력을 통해 대표팀의 지원을 잘 이어가는 것이다. 농구대표팀의 경기력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아쉽게도 농구대표팀을 운영하는 대한농구협회의 행정력은 한참 못 미친다.
기본적으로 주머니사정이 좋지 않다.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야구, 축구, 배구 등 구기종목(남자)대표팀은 해외에 나갈 때 선수 전원이 비즈니스석을 이용하지만 남자농구대표팀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다. 장신의 농구대표팀이 이코노미석을 이용한다는 것은 어지간한 농구팬들도 다 알 정도다. 협회는 지난해까지는 신장이 200cm 이상인 선수들에게 비즈니스석을 줬지만, 올해부터 기준을 204cm로 높였다. 대신 선참선수 2명에게 비즈니스석을 사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번 레바논 원정에는 오세근, 이정현(30·KCC)과 206cm의 김종규가 비즈니스석에 탑승했다.
이들은 동료들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자리를 바꿔가면서 시간을 보냈다. 오세근은 경유지 카타르에서 레바논을 오갈 때 김선형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이정현도 친구 박찬희(30·전자랜드)와 번갈아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대회에서 ‘와∼ 잘했다’하는 것만으로 끝일 수도 있다. (2014년)인천아시안게임 때도 똑같지 않았나. 금메달 딴 직후에는 뭔가 될 것 같았지만, 협회나 KBL 관계가 달라진 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농구대표팀은 8월 22일 레바논에서 15시간을 이동(카타르 경유)해 인천공항으로 무사히 귀국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