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패션 하우스의 FW ‘드림 백’
카메라가 아니다. 돌체앤가바나의 카메라 모양을 닮은 앙증맞은 미니 박스백이다. 요즘은 이처럼 기발한 아이디어가 담긴 가방이 쏟아지고 있다. 남들이 드는 가방보다 내가 원하는 가방을 찾는 쪽으로 흐름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제공
10년 전만 해도 ‘잇(it) 백’이라는 말이 유행이었다. 누구나 갖고 싶은 그 가방을 뜻한다. 매년 누구나 들어야 하는 가방이 있었고, 모두 사고 싶어 했다.
요즘은 남들 따라 가져야만 하는 가방보다 내가 가지고 싶은 가방이 많은 시대다. 트렌드도 너무 다양하다. 완전 작은 마이크로 미니 백부터 핸들이 달린 톱 핸들 백, 상자같이 생긴 박스 백…….
위에서부터 에르메스 키네틱 가방, 보위의 바비 라인
‘가방의 홍수’ 속에서도 여전히 마음을 설레게 하는 ‘드림 백’은 있다. 잇 백의 시대는 갔어도 따끈따끈한 신상 백 속에서 드림 백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동아일보 스타일 매거진 Q는 주요 패션 하우스의 올가을 주력 가방을 모아봤다.
▼ 깜찍한 미니백부터 코리아온리 톱 핸들백까지 ‘개성’을 담다 ▼
다채로운 컬러에 앙증맞은 디자인이 인상적인 에트로의 레인보우 컬렉션. 에트로 제공
에르메스
1923년 탄생해 94년째 인기가 여전한 ‘볼리드 1923’. 올 가을에는 독특한 스트랩에 깜찍한 미니버전으로 만날 수 있다. 오리지널 버전의 축소형 실루엣과 짧아진 핸들로 현대적인 스타일이 돋보인다. 새롭게 선보이는 이 미니 버전은 컬러풀한 스트랩을 필요에 따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연출할 수 있다.
에르메스 볼리드 1923
‘키네틱’ 백도 있다. 꼭 필요한 여행 필수품만을 넣고 다니던 시절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박스 형태의 백이다. 은빛 버클은 잠금 상태에서 ’H’ 형태를 유지하다 오픈하면 분리된 라인 형태로 바뀐다. 이 독특한 디자인의 잠금 장치가 정사각형에 가까운 깔끔한 실루엣에 포인트를 준다. 손으로 가볍게 들 수 있는 핸들과 어깨에 멜 수 있는 체인 스트랩이 함께 있다.
이번 가을겨울(FW) 시즌 카를 라거펠트는 샤넬을 우주로 쏘아 올렸다. 매번 스케일이 남다른 패션쇼를 무대에 올리는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라거펠트는 실제 37m 높이의 로켓 모형을 무대에 올렸다. 쇼가 끝나자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도 재현했다.
실버 컬러의 퀼팅 레더가 돋보이는 샤넬의 미노디에르
샤넬 가브리엘 백을 매고 있는 패션 블로거 크리셀 림. 게티이미지코리아 제공
루이뷔통 카퓌신 백
루이뷔통은 올 시즌 ‘카퓌신’ 백을 추천한다. 루이뷔통의 첫 번째 매장과 공방이 위치했던 거리에서 이름을 딴 가방이다. 미니멀한 디자인 뒤로 300여 가지가 넘는 복잡한 공정이 숨겨져 있다. 카퓌신 백의 기하학적 구조에 시즌마다 새로운 컬러와 진귀한 가죽으로 재해석된다.
버버리 DK88 백
버버리는 올해 5월부터 DK88 백의 전 컬렉션 판매를 시작했다. 올해 영국 런던에서 진행된 2월 런웨이의 한 부분으로 최초 공개된 바 있다. 올해 FW시즌까지 다양한 색깔로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DK88 컬렉션은 버버리의 대표적인 허니 색상 개버딘 소재의 하우스 코드에서 명칭을 따왔다. 개버딘 특유의 질감을 표현한 버버리의 트렌치 가죽 소재가 특징이다. DK88 톱 핸들 백을 비롯해 사첼, 닥터 백, 러기지 백 등 7가지 스타일과 블랙, 다크 네이비, 허니 탠 등 다양한 색깔로 선보인다.
에트로 레인보우 컬렉션
에트로는 이번 FW시즌에 선명한 색깔이 돋보이는 ‘레인보우 컬렉션’을 선보인다. 컬렉션 이름 그대로 가방에 무지개를 떠올리듯 선명한 다양한 색깔이 물들었다. 블랙, 퍼플, 핑크. 오렌지, 옐로 등 다섯 가지 색깔로 나와 있다. 정교한 페이즐리 패턴 자수 스트랩은 탈부착이 가능하다. 가방 앞면에는 에트로의 ‘E’를 상징하는 금속 버클이 달려 있어 빈티지한 매력을 뽐낸다.
구치 코리아 익스클루시브 GG 마몽 백
최근 몇 시즌째 패션계의 히트 상품 제조기로 꼽히고 있는 구치. 9월 드디어 한국만을 위한 ‘코리아 익스클루시브 GG 마몽 톱 핸들’ 백이 론칭된다. 기본적인 톱 핸들 백 디자인에 앤티크 골드 또는 글라스 펄 디테일의 GG 로고 잠금장치가 눈에 띈다. 브랜드 특유의 비즈 장식과 동식물 패치, 실용적인 수납공간 등이 특징적이다. 클래식한 블랙, 에지 있는 레드와 우아한 베이지 등 3가지 컬러로 국내 일부 주요 매장에서만 선보인다.
FW 컬렉션에서 선보인 ‘오틸리아’ 백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구치의 아이코닉한 소재인 뱀부 핸들과 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알레산드로 미켈레 특유의 자연 모티브가 담겼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