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금감원 직원 사칭 전화에 대전지역 주민 수천만원 털려 산림문화박람회 부스 입점 빌미… 돈 요구하는 허위 문자도 주의해야
금융감독원이 검찰에 계좌 추적을 하도록 했다는 허위 내용의 문서. 보이스피싱 일당이 피해자들에게 보낸 문서다.
○ 치밀한 전화에 수천만 원씩 털려
최근 대전 중부경찰서가 검거한 보이스피싱 일당의 범죄는 치밀했다. 피해자들은 당황한 나머지 주변과 상의할 생각조차 못했다. B 수사관은 A 씨가 모른다고 하자 “2016년 8월부터 A 씨 명의의 ○○은행 등 2개 은행의 대포통장이 항공권 티켓 이용 사기사건에 이용됐다. 박 씨 말고도 20명의 범인이 사건에 연루됐다. 박 씨는 현재 검거된 상태다. 사건을 담당한 C 검사와 통화하라”며 다른 남자를 바꿔줬다.
C 씨는 요구사항을 쏟아냈다. “지금 확인해 보니 며칠 전인 20, 21일 박 씨 등이 5000만 원이 예치된 그 계좌에 접근해 예금을 인출하려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 계좌와 돈이 합법적인 것인지 확인해야겠으니 돈을 찾아 통장과 함께 가지고 오시기 바랍니다.”
A 씨는 결국 통화를 유지하면서 5000만 원을 찾아 KTX를 타고 이날 오후 2시 반 대전에 도착해 C 검사가 보냈다는 D 씨(19·중국 국적)에게 돈을 건넸다. C 씨는 경찰에 신고를 못하도록 범행이 끝난 뒤에도 30분가량 통화를 유지했다. A 씨는 전화를 끊은 뒤 다시 연락이 되지 않는 점을 이상히 여기다 비로소 속은 걸 알아채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D 씨 등 3명을 검찰과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8일까지 이들이 대전과 서울 등지에서 뜯어낸 돈은 3억2700만 원에 이른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기관은 출석요구를 하지 절대로 돈을 찾아오라는 요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박람회 참여 사기까지 등장
산림박람회 참여 비용을 요구하는 사기성 문자.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