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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는 동아일보/정진우]‘짜증’과 ‘질책’은 다르다

입력 | 2017-08-25 03:00:00


23일자 A4면 ‘총리 질책이 짜증이라는 식약처장’ 기사를 봤다.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의 질책을 두고 “총리께서 짜증을 냈다”고 말했고,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짜증과 질책은 같은 부분”이라고 맞섰다고 한다.

국립국어원은 짜증에 대해 ‘마음에 꼭 맞지 아니하여 발칵 역정을 내는 짓. 또는 그런 성미’라고 적고 있고, 질책은 ‘꾸짖어 나무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굳이 어학전문가가 아니라도 대부분의 사람이 짜증과 질책이 다른 것을 안다. 짜증은 질책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관적인 감정이 섞인 표현이다. 무엇보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지체 없이 바로잡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신뢰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게 기관장의 의무이자 역할이다.

살충제 계란 파동과 관련해 식약처는 갈지자 행보를 되풀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식약처는 최근 며칠 동안 관련 자료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국민적 불안감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사정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국무총리의 꾸중을 ‘짜증’이라고 우기는 모습은 공적 책무를 망각한 데서 비롯된 게 아닐까 싶다.
 
정진우 전북 완주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