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쓸모 있는 바보들’ 덕에 연간 약 4000만 달러의 관광수익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유엔이 ‘현 시대에 유례없는’ 인권유린을 자행하는 체제로 규정한 북녘을 찾는 서구인들. 자신들이 갖다 바친 돈이 북핵 개발과 참혹한 독재 체제 유지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궁금하다. 굳이 윤리적 이유가 아니더라도 북한 관광은 위험천만한 선택이다. 2008년 금강산 관광을 갔다가 피살된 박왕자 씨, 북한 여행을 갔다 올해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안타까운 죽음이 그 생생한 증거다.
▷러시아는 24일 북한이 승인한 여행사 ‘엔코리안’ 개설을 모스크바에 허용했다. 다음 달 1일부터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한 미국과 엇갈리는 행보다. 엔코리안이 선보인 15일짜리 관광상품의 가격은 약 2000달러. 이 여행사는 온라인을 통해 ‘런던에서 저녁에 산책하는 것보다 더 안전한 휴일을 즐길 수 있다’며 홍보도 했는데 이게 또 말썽이다. 올 들어 영국에서 반복된 테러 참극을 얄팍한 판매 전략에 써먹은 탓이다.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2014년 10만 명이 북녘을 방문했다. 2020년까지 200만 명 유치가 북의 원대한 목표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