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유죄 판단 달라질 가능성”… 항소심 선고 내년 2월경 이뤄질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 기소)의 항소심 선고 시점은 내년 초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의 항소심 구속 기한이 내년 2월 28일이기 때문이다. 1심 선고가 구속 기한(이달 27일)을 이틀 남겨 둔 25일 내려진 점을 감안하면 항소심 선고가 내년 2월 열릴 가능성이 있다.
1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혐의 상당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면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구형한 징역 12년에 크게 못 미치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과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에게 건넨 돈 중 일부를 뇌물로 볼 수 있지만,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적극적인 요구에 어쩔 수 없이 돈을 건넨 점을 참작했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의 강요에 돈을 뜯긴 피해자”라는 삼성 측 주장을 어느 정도 인정한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감안할 때 항소심 재판부가 1심과 다른 법적 판단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1심 재판부가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1) 승마 지원을 유죄로 판단한 게 항소심에서 뒤집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1심 재판부가 삼성이 최 씨 소유의 독일법인 코어스포츠에 돈을 송금한 것을 재산 국외 도피로 판단한 부분도 논란이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재산 국외 도피죄는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 있으면서 국내에는 거주지가 없는 사람에게 돈을 보내는 외국환 거래에 적용하는 죄목”이라며 “국내 거주자인 최 씨가 실소유주인 독일의 코어스포츠에 송금한 것을 처벌한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