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저널리스트:어니스트 헤밍웨이/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김영진 엮음/256쪽·1만6000원·한빛비즈
하지만 헤밍웨이는 뛰어난 작가였을 뿐 아니라 미국 사회 곳곳과 유럽의 전쟁터를 25년간 누빈 신문사 기자였다. 18세 때부터 지역 신문사에서 수습기자로 ‘글쓰기’를 시작한 이후 400여 편의 기사와 칼럼을 남겼다. 이 책은 헤밍웨이가 기자 시절 쓴 기사 25편을 선별했다. 그를 뛰어난 작가로 만든 기반이었던 저널리스트로서의 경험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기자 헤밍웨이의 특징은 사회 부조리에 대한 신랄한 비판의식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1923년 주간지 토론토 스타에 실은 기사에서 “당신이 사용하던 하모니카도 중고로 팔 수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무공 훈장은 취급하지 않는다. 용기의 시가는 그래서 아직 ‘미정’이다”라며 제1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를 제대로 대우하지 않은 당시 보훈 정책을 꼬집었다. 이 밖에도 가식적인 모습의 정치인, 군 복무를 기피하는 젊은이 등 당대 미국 사회의 이면을 비판적으로 기록했다.
“글을 쓰는 사람의 고민은 변하지 않습니다. 무엇이 진실인지 깨달은 후에 이것을 어떻게 글에 녹여내어 독자의 삶 일부가 되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헤밍웨이가 1937년 한 잡지에 실은 글이다. 글을 쓰는 사람 혹은 글을 잘 쓰고 싶은 독자 누구에게나 좋은 참고서가 될 책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