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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유럽산 소시지’ 판매 중단

입력 | 2017-08-26 03:00:00

먹거리 이어 생필품까지… 커지는 소비자 불안
유럽發 ‘간염 소시지’ 공포 확산… 백화점도 유럽산 非가열 햄 등 철수
육가공품 익혀 먹으면 예방 가능




‘살충제 계란’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간염 소시지’ 공포가 국내에 번졌다. 국내 식품·유통업체들은 유럽산 돼지고기가 들어간 제품의 판매와 생산을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25일 대상㈜ 청정원은 독일·네덜란드산 돼지고기가 원료로 사용된 ‘참나무로 훈연한 베이컨’ 생산을 중단했다. 대상 관계자는 “유럽산 비(非)가열 햄·소시지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큰 만큼 생산을 중단하고, 원료의 수급처를 바꿔 생산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이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롯데마트는 이외에도 청정원 ‘참나무로 훈연한 햄슬라이스’와 자체 브랜드(PB) 상품인 ‘초이스엘 베이컨’에 독일·네덜란드산 돼지고기가 포함됐다며 매장에서 철수시켰다. 이마트는 가정간편식 PB인 ‘피코크 스모크통베이컨’에도 독일산 돼지고기가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며 추가로 판매를 중단했다.

CJ제일제당과 동원 등 식품업체들의 소시지·햄류 일부 제품에도 독일·네덜란드산 돼지고기가 원재료로 표시돼 있다. 하지만 각 업체가 대형마트에 ‘시중 제품에 독일·네덜란드산 돼지고기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확인 공문을 보내와 판매가 중단되지는 않았다. 육가공품은 수입 원료의 변동이 잦은 특성상 원료가 변경되어도 1년 안에는 기존 포장재를 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스페인산 돼지고기로 만든 하몬과 살라미 등 비가열식 햄류 제품들도 소비자 불안을 고려해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유럽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E형 간염은 사람과 동물 사이에서 서로 감염되고 옮길 수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이다. 7∼10일간의 잠복기 후 감기에 걸린 듯 열이 나면서 복통과 메스꺼움,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성인 대부분은 E형 간염에 걸려도 자연치유가 된다는 게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노인이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간 손상을 입고 사망할 수 있다. 성인 사망률은 1∼2%. 특히 임신부가 감염되면 사망률은 20%, 유산율은 33%나 된다. 예방 백신도 없다. 다만 E형 간염 바이러스는 70도 이상에서 죽는다. 따라서 E형 간염에 걸리지 않으려면 돼지고기나 육가공품을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