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대표 명문구단인 뉴욕 양키스는 유니폼에 이름을 적지 않는다. 선수 개인보다 팀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구단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그런 양키스도 사흘간 전통을 져버려야 하는 일이 생겼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26~28일(한국시간) 실시하는 ‘선수주말(Players Weekend)’ 기간 동안 선수들이 자신의 별명 또는 이름을 새긴 유니폼을 입게 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야구팬을 창출해내기 위한 카드다.
양키스의 괴물신인 애런 저지(25)는 ‘All RISE(일동기립)’이라는 별명을 등에 달았다. 미국 법원에서 판사(Judge·애런 저지의 저지와 같은 표기)가 들어설 때 외치는 말이다. LA 다저스의 류현진(30), 밀워키의 테임즈(31)도 국내 무대에서부터 불리던 ‘몬스터(MONSTER)’, ‘상남자(SANG NAM JA)’라는 별명을 각각 달았다. 이에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기사 제목에 선수 이름 대신 별명을 적으며 분위기 띄우기에 동참했다.
팬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구단들은 유소년 야구단의 유니폼에서 디자인을 착안, 팔과 몸통 부위에 각기 다른 알록달록한 색상을 입힌 유니폼을 선수들에게 건넸다. 양키스 또한 팀의 상징인 핀스트라이프 대신 해당 유니폼을 상의에 입어야 했다. 양키스 베테랑 외야수 브렛 가드너(34)는 “핀스트라이프를 입지 않는 것이 이상하지만 어린 팬들이 (선수주말용) 유니폼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있다”며 공감의 뜻을 드러냈다.
선수들이 선수주말 기간동안 입었던 유니폼은 경매를 거쳐 아마추어 야구와 소프트볼의 발전지원금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