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로사리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대주자 문제 없어요.”
한화 윌린 로사리오(28)는 씩씩하게 대답했다. 27일 인천 SK전 선발라인업에서 빠졌지만 비상시 경기 후반 대주자로 뛸 수 있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이 속에 한화의 슬픈 현실이 숨어 있다.
가뜩이나 부상 악몽에 시달리는 한화는 전날 SK전에서 상대투수의 공에 맞아 주력선수 2명이 전열에서 이탈하게 됐다. 로사리오는 1회 왼쪽 중수골(손목뼈와 손가락뼈 사이에 있는 손등을 이루는 뼈), 이용규는 왼발 복사뼈를 맞았다. 이용규는 현재 발목 부위가 퉁퉁 부어 있어 검진도 받지 못하고 있다. 붓기가 가라앉은 다음에 정밀검진을 할 예정이다. 로사리오는 인하대병원으로 이동해 CT 촬영을 한 결과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손등 부위가 부어있어 28일 서울로 이동해 한 번 더 정밀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게임하다 다친 것은 어쩔 수 없다. 선발라인업을 정하는 데 고민이 많지만, 한편으로 보면 젊은 선수들에겐 기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용규는 아예 게임을 뛸 수 없고, 로사리오한테 ‘오늘 대주자 준비하라’고 했더니 ‘노 프라블럼(No Problem·문제없다)’이라고 하더라”고 말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단순한 농담만은 아니었다. 이 감독대행은 “혹시 경기 후반에 교체선수가 없으면 로사리오가 뛰는 건 되니까 대주자로 나갈 수도 있다”며 웃었다. 실제 로사리오는 올 시즌 9도루를 기록해 이용규(10도루)와 팀 내 도루 부문 1~2위를 다투고 있다. 한화의 슬픈 현실이다.
인천 |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