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은 동료 마에다 겐타, 리치 힐과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3명이 오십보백보의 호투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류현진에게 31일 애리조나 원정은 앞으로의 운명을 가늠할 중요한 게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LA 다저스)이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보다 어려운 생존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경쟁자들 또한 난형난제의 호투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간) 피츠버그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4안타 2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5승째(6패)를 따냈다. 방어율도 3.34로 낮췄다. 올 시즌 100이닝 이상을 던진 다저스 선발투수 5명(8월 1일 이적해온 다르빗슈 유 제외) 중 4위에 해당하는 방어율이다. 투구이닝 역시 107.2이닝으로 4위다. 어깨 수술을 받고 복귀한 사실상의 첫 시즌부터 팀 기여도가 작지 않다. 특히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후반기로만 좁히면 6경기(35이닝)에서 2승 무패, 방어율 1.54로 ‘언터처블’이다. 피홈런도 단 1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류현진이 남은 정규시즌 선발진에 잔류할 수 있을지, 나아가 포스트시즌(PS) 4인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을지가 모두 불투명하다. 한국 팬들 입장에서야 당연히 PS 선발등판까지 기대하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다저스 선발진이 워낙 두꺼운 데다, 경쟁자들인 또 다른 좌완 리치 힐과 일본인 우완 마에다 겐타 역시 만만치 않아서다. 미국 현지 언론도 류현진이 힐을 제치고 PS 선발진에 합류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는가 하면 정반대로 남은 시즌 선발진 잔류마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치 힐.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힐은 24일 피츠버그전에서 9회까지 노히트노런으로 역투한 뒤 0-0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가 첫 타자 조시 해리슨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1안타 완투패. 마에다는 26일 밀워키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 1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12승째(5패)를 챙겼다. 후반기 힐은 7경기(42이닝)에서 4승1패·방어율 2.79, 마에다는 7경기(39.1이닝)에서 5승1패·방어율 2.52를 기록 중이다.
이처럼 세 투수가 좀처럼 우열을 가리기 힘든 시소게임을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마이너리그 재활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9월 2일 샌디에이고 원정경기로 복귀전을 치른다. 허리 통증으로 8월 한 달을 통째로 날린 커쇼는 27일 트리플A 재활등판에서 5이닝 2안타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흉쇄 관절 염증으로 10일짜리 부상자 명단(DL)에 올랐던 알렉스 우드도 9월 3일 또는 4일 샌디에이고전에 나설 예정이다.
마에다 겐타.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좌완 원투펀치 커쇼와 우드가 9월초 앞 다퉈 돌아오는 가운데 힐, 류현진, 마에다가 30일부터 9월 1일까지 펼쳐질 애리조나 원정 3연전에 차례로 출격한다. 등 통증으로 10일짜리 DL에 있던 다르빗슈도 28일 밀워키전에 선발등판하는 만큼 완전체에 다가서고 있는 다저스 선발진에서 류현진-힐-마에다의 3파전은 한층 더 격화될 전망이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