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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바다 “목소리 재능 잘 쓰고 싶을뿐”

입력 | 2017-08-28 03:00:00

청각장애인 성당기금 마련 음악회
바다, 2015년 이어 두번째 ‘기부’
“내가 얻는게 더 많은 공연… 마음 통했으면 하는 마음에 수화 배워요”




가수 바다는 존경하는 선배로 배우 안성기를 떠올렸다. 그는 “같이 성당에 다녀서 낚시를 따라간 적이있다. 그때 ‘지금 당장 잡히지 않아도 바닷속엔 언제나 물고기가 있다’란 말을 들려줬다. 답답했던 마음이 싹 씻겨 내려갔다”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최근 책에서 ‘하늘과 밥은 똑같다’란 구절을 읽었어요. 둘 다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단 뜻이었습니다. 다만 하늘은 저절로 공유하지만, 밥은 스스로 노력이 필요하죠. 작지만 나눌 수 있는 기쁨을 어찌 마다하겠습니까.”

비비안나(바다의 세례명)는 다시 또 약속을 지켰다. 걸그룹 ‘S.E.S.’ 출신 바다(본명 최성희·37)가 다음 달 6일 ‘청각장애인 성전 건립기금 마련 음악회’를 연다.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다. 24일 만난 그는 “당시 너무 좋아서 신부님께 언제든 불러주면 달려오겠다고 했다”며 “누군가를 돕는다기보다 내가 얻는 게 훨씬 많은 행복한 자리”라고 했다.

―평소 봉사·선행에 적극적이다.


“무슨 소리. 훨씬 훌륭한 분이 많다. 감사하게도 신께서 ‘목소리’란 재능을 주셨다. 그걸 잘 쓰고 싶을 뿐이다. 가톨릭 신자라 언제라도 성당에 가면 마음이 편해진다. 이런 음악회에서 오히려 에너지를 얻는다. 지난해 미국 5개 도시 자선콘서트에 참여했는데, 외국 농아인들이 즐기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울컥했다. 음악은 마음을 전하는 일이란 걸 다시금 느꼈다.”

―방송 활동 등으로 바쁜데 어떻게 짬을 냈나.


“음…, 나의 ‘아나키아’(그리스어로 숙명)라고 믿기 때문이다. 일이라 여겼으면 힘들었을 거다. 뮤지컬 ‘노트르담의 꼽추’ 때 처음 이 단어를 배웠는데, 그땐 왠지 무겁고 불편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숙명이란 받아들이기 나름이란 걸 깨달았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고마운 아나키아 아닐까.”

―방송에서 보이는 모습보다 훨씬 진지하다.

“하하, ‘매드’(mad·2009년 곡) 후폭풍이 정말 오래간다. 솔직히 스트레스 받은 적도 있다. 방송은 한번 이미지가 정해지면 바꾸기도 어렵고. 하지만 감사하게 여겨야 하지 않을까. 원했던 방식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준다면 그것도 연예인이 감당할 몫이니까. 다만 ‘대한민국 최고의 디바’를 꿈꾸는 바다의 ‘노오력’도 봐주시면 더 고맙겠다.”

―최고의 디바, 부담스럽지 않나.


“무대에 오를 때마다 그렇게 인사한다. 당연히 ‘자뻑’이다! 여전히 선배들보다 한참 부족하다. 하지만 이유가 있다. 첫째, 목표를 향해 스스로 채찍질하겠단 뜻이다. 둘째, 모든 무대를 최고로 만들겠단 다짐이다. 셋째, 디바는 듣는 이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존재여야 한다. 그건 평소 삶을 대하는 자세에서 나온다. 모자라지만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콘서트 제목이 ‘행복을 주는 사람’이다.


“해바라기 선배의 노래 제목에서 따왔다. 평소 좋아하던 곡인데, 이번 음악회에 잘 어울리지 않나. 3월에 결혼한 남편이랑 함께 골랐다. 행복을 준다는 건 일종의 소통이다. 부부도 사회도 대화가 정말 중요하지 않나. 요즘 수화를 열심히 배운다. 콘서트에서 조금이라도 마음이 통했으면 해서. 청중이야말로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들이다.”

▽콘서트 ‘행복을 주는 사람’=9월 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성당. 2만 원. 문의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02-995-7394)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