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거장 미르호의 공식활동 종료를 보도한 동아일보 1999년 8월 30일자 10면.
“굿바이 미르.” (동아일보 1999년 8월 30일자 10면)
우주정거장 ‘미르(Mir)’호에 머물던 러시아 승무원 3명이 1999년 8월 28일 지구로 귀환했다. 미르가 폐기된 건 이보다 1년 6개월 뒤였지만, 공식 활동은 이날 사실상 종료됐다. 돌아온 승무원 중 세르게이 아브데예프는 1992~99년 3회에 걸쳐 747일간 미르호에서 체류해, 가장 오랜 시간을 우주에서 보낸 인물로 기록됐다.
전세계 16개국이 참여한 국제우주정거장(ISS).사진 동아DB
우주정거장은 우주 상공 일정궤도를 지속적으로 돌면서 여러 사람이 장기간 체류해 활동할 수 있는 우주기지다. 우주선과 달리 비용이 적게 들고 오래 머물며 연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류 세 번째이자 대규모 우주정거장 미르호. 사진 동아DB
미르호는 방 세 개짜리 아파트 모양이었다. 몸체가 발사된 뒤 원통 모듈(방 역할)들을 차례로 쏘아 올려 우주공간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지어졌다. 길이 45m, 높이 29m에 무게는 130t이었다. 소련은 당초 3년 정도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2001년 3월 폐기될 때까지 15년 동안 우주에 머물렀다. 31대의 우주선, 64대의 우주화물선, 9대의 우주왕복선이 미르호와 도킹했으며 12개국 우주인 100여 명이 미르호를 찾았다. 이들은 우주공간에서의 물질 재배, 장기 우주비행과 중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 2만3000여 건의 실험을 수행했다.
2008년 국제우주정거장에서의 실험 임무를 수행한 한국의 첫 우주인 이소연 씨.사진 동아DB
오랫동안 활동하다 보니 고장도 잦았다. 산소재생기 폭발, 화물선과의 충돌, 궤도 이탈 등 사건 사고가 1500번에 이르렀다. 연간 유지비는 2억5000만 달러(당시 환율기준 약 3200억 원)에 이르렀다. 숱한 고장에도 10년 정도 더 쓸 수 있었지만 국력과시용으로 미르를 운영했던 구소련 붕괴 이후 대의명분이 사라진 데다 러시아가 천문학적 유지비용을 댈 형편이 되지 않아 폐기 수순을 밟았다.
현재 지구 밖에는 미국과 유럽우주기구 산하 11개국, 일본 캐나다 브라질 러시아 등 6개국이 참여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있다. 축구장만한 크기의 구조물을 300~400㎞의 지구궤도에 조립한 ISS는 다양한 우주실험을 위한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2008년 우주인 이소연이 18가지의 실험 임무를 한 곳도 ISS였다.
최근에는 중국이 2022년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완공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우주강국을 꿈꾸고 있다. 대한민국은 언제쯤 우주로 나가는 꿈을 현실화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