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미팅서 통화정책 말 아껴… 시장반응 엇갈려
원달러환율 1120원으로 뚝… 코스피 상승 여력 생겨
지난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미팅)은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로 끝났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향후 통화 정책에 대해 말을 아꼈다.
두 사람의 침묵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28일 외환시장에서 유로당 달러 환율은 1.1965달러까지 올랐다. 장중 기준으로 2015년 1월 이후 최고치다. 반면 금리 인상 등 긴축에 대한 신호가 나오지 않자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인덱스(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낮은 92.32까지 떨어졌다.
달러화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드라기 총재가 유로화 강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유로당 달러 환율은 ‘그린 라이트’를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며 “글로벌 달러지수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지만 이번 주 달러 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35% 내린 2,370.30에 장을 마쳤지만 달러 약세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추가 상승 여력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매도세를 이어갔던 외국인들이 다시 신흥국 증시에 주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향후 코스피 방향성의 키는 원-달러 환율이 잡고 있다”며 “미국 이외 자산에 대한 매력이 커지면서 코스피가 추가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1120원 선을 중심으로 등락이 예상되는데, 이 경우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을 위한 외국인의 매물이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