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노력은 절대로 쓸데없는 일이 되지 않습니다. 마지막까지 꼭 믿어 주세요.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믿어야 합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2012년) 》
기자가 지난주 휴가 때 챙겨 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교보문고가 이달 중순 집계한 국내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0위를 차지했다. 4년 7개월 전에 나온 일본 판타지 소설이 아직도 베스트셀러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팔린 일본 소설이기도 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제쳤다. 누적 판매량은 70만 부를 넘어섰다. 기자는 늦게나마 인기에 동참했다.
책을 펼친 순간 ‘잡화점’에서 한 발짝도 나설 수 없었다. 그만큼 스토리에 흡인력이 있었다. 이야기는 폐가가 된 잡화점에서 진행된다. 경찰을 피해 달아나던 3인조 좀도둑 청년들이 나미야 잡화점에 숨어드는데 이 중 한 청년이 우연히 잡화점 셔터 앞 우유 상자에서 상담 편지를 발견한다. 3인조는 장난을 의심하면서도 답장을 써 넣는다. 컴컴한 밤. 인기척도 없는데 상자 안에 새 편지가 들어있다.
좀도둑들은 계속 생겨나는 편지를 의아해하면서도 안타까운 사연에 점점 빠져들어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넨다. 알고 보니 이는 33년을 시간여행해 온 편지들이었다. 오래전 잡화점의 주인이었던 할아버지가 재치 있고 진지하게 상담을 해주면서 잡화점은 ‘고민해결소’로 소문이 났는데 문을 닫은 이후에도 상담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 편지들이 시간을 초월해 전달된 것이다.
인생이란 결국 살아봐야 아는 것이지만 한 가지 명확한 진리는 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만큼 진실된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