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이 8월 28일(한국시간) 오타와 헌트&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캐나다퍼시픽 여자오픈에서 생각도 못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박성현 캐나다오픈 우승 의미
4R 불꽃타…12위서 1위로 대역전
태극낭자 LPGA 5개 대회 연속제패
상금랭킹 1위+신인왕 사실상 확정
“올 목표 이뤘지만 ‘에비앙’도 욕심”
“샷과 퍼트 모든 것이 잘 됐다.”
박성현은 8월 29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 헌트&골프클럽(파71·6419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 7언더파 64타를 기록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12위였던 박성현은 마지막 라운드의 슈퍼 샷에 힘입어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하며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7월 메이저대회 US오픈 우승에 이어 시즌 2승째다. 박성현은 33만7500 달러(약 3억8000만원)의 우승상금을 보태 총상금 187만8615달러(약 21억400만원)로 이 부문 랭킹 1위로 뛰어올랐다. LPGA 올해의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1285점을 마크해 2위에 무려 700점 이상을 앞서 있다.
박성현의 우승으로 한국 여자골프선수들은 LPGA 무대 신기록을 달성했다.
최근에 열린 5개 대회 우승컵을 우리 선수들이 싹쓸이 한 것이다. US오픈 의 박성현을 시작으로 김인경(마라톤클래식)~이미향(스코티시오픈)~김인경(브리티시오픈)에 이어 다시 박성현이 경쟁자들을 따돌리며 우승했다. 이전까지는 4개 대회 연속우승이 LPGA 무대 한국선수 최다 연승기록이었다.
3라운드 공동 선두였던 모 마틴(미국)과 니콜 라르센(덴마크)이 초반 난조로 선두경쟁에서 일찍 탈락한 가운데 경기는 박성현과 전인지(23)의 맞대결로 흘러갔다. 박성현은 3번, 6번 홀 버디로 시동을 건 뒤 8번~10번 홀에서 3연속 버디로 11언더파를 기록하며 단독 1위로 뛰쳐나갔다.
하지만 전인지는 12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주위 벙커로 보내면서 보기를 기록, 박성현과 공동 선두로 내려앉았다. 박성현은 16번 홀(파4) 4m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1타 차 단독 선두로 다시 올라선 뒤 18번 홀(파5)에서 장기인 장타 덕분에 이글 찬스를 만들며 우승 안정권으로 달아났다.
박성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연장전을 위해서는 18번 홀 이글이 필요했던 전인지는 두 번째 샷을 벙커로 보내면서 한 타를 잃어 순위가 떨어졌다. 이미림(27)이 11언더파 273타로 단독 2위에 올랐고 올해 준우승만 네 차례 한 전인지는 10언더파 274타로 공동 3위가 됐다. 박성현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우승이지만 기분은 최고다. 신기할 뿐이다. 내 할일을 묵묵히 하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오늘은 샷과 퍼트 모든 게 잘 됐다. 완벽한 일주일을 보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번 대회 코스가 나와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해 LPGA 무대에 뛰어들며 설정했던 목표를 모두 이뤘다”고 털어놓은 박성현은 새로운 도전 과제도 언급했다. “지난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이 욕심난다. 이번 대회에서 좋았던 감각을 잘 유지해서 에비앙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면서 굳은 의지를 보였다.
LPGA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은 9월 15일 개막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