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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제이플라…커버 음악의 ‘원석’ 해외서 먼저 알아봤다

입력 | 2017-08-29 03:00:00


라온

“원곡보다 못한 점을 찾을 수가 없어요. 가수보다 낫네요. 음색도 너무 예뻐요.”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부르는 한국인 커버 가수 라온(Laon)의 영상 아래 댓글엔 영어, 베트남어 등 외국어로 된 칭찬이 가득하다. 커버 음악이란 원곡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다시 표현하는 음악 장르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라온은 “일본, 한국 팬보다는 인도네시아, 태국 등 세계 각국의 팬들에게서 더 많은 연락이 오고 있다”고 했다.

최근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대형 가수 싸이나 SM타운의 공식 채널이 1000만 구독자 수를 돌파해 이목을 끈 것과 달리, 이들은 스스로 제작한 영상으로 ‘해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국내 영상 콘텐츠’ 순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귀여운 분위기의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파워풀한 자기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는 라온은 ‘나인개그스(9gags)’ 같은 해외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알려졌다. 지금도 라온의 커버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70% 이상이 해외 시청자다. 이름이 알려지며 노르웨이 출신의 록밴드 보컬리스트 펠레크와 컬래버레이션 영상도 제작했다. 국내에서도 이달 단독 오프라인 콘서트를 열었다.

제이플라

팝송 커버 영상을 제작해 온라인에 공개하는 싱어송라이터 제이플라(JFla)도 올해 2월 집계된 해외 시청 시간 비중이 무려 90%. 6년 전 미국 팝스타 비욘세의 ‘할로’를 부른 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90여 개 동영상을 제작했다. 원더걸스, 라디 같은 한국 뮤지션의 곡도 부르지만 대부분은 해외 가수들의 노래다. 이 때문에 제이플라와 계약하기 위해 연락한 할리우드 에이전시는 제이플라를 미국인으로 오해하기도 했다. 제이플라는 지난해 6월엔 영국 레코드 레이블과 음반 계약을 맺었다.

언어가 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소재로 한 것이 이들의 인기 요인. 크리에이터 라온은 “유머나 브이로그 유튜버였다면 한국어라는 한계 때문에 제작이 어려웠을 텐데, 팝송이나 애니메이션 주제가라 해외 팬들도 공감하기 쉬운 것 같다”고 말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