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대북제재, 살상력에 초점 스커드 발사 금지… 방사포는 제외 北, 발사 사실 대대적 공개 안해… 1발 실패해 선전계획 접은듯
우선 통상 탄두중량이 늘어날수록 발사체의 파괴력은 커지는데 300mm 방사포와 단거리탄도미사일은 파괴력 면에서 크게 차이를 보인다. 북한의 300mm 방사포(최대 사거리 200km)에 탑재 가능한 탄두중량은 150kg 정도로 추정된다. 북한이 이 방사포를 개발할 때 모방한 중국의 302mm 방사포 WS-1B(최대 사거리 180km)의 탄두중량이 150kg이라는 게 추정 근거다. 북한이 300mm 방사포를 개량해 26일 발사체 발사 시 기록한 250여 km까지 사거리를 늘리려면 탄두중량을 이보다 더 줄여야 한다. 파괴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26일 쏜 발사체를 북한이 보유한 대표적인 단거리탄도미사일인 스커드 계열로 추정했다. 스커드 계열 중 26일 발사체와 사거리(250여 km) 및 속도(마하 4∼5)면에서 가장 비슷한 기종은 스커드-B(최대 사거리 300km)로, 1000kg짜리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얼마 전부터는 북한이 이미 3년 전 스커드-B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핵탄두를 소형화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북한이 고폭탄이 아니라 대량살상무기(WMD)인 핵탄두 탑재를 최종 목표로 탄도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을 고려하면 단거리탄도미사일의 살상력은 방사포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는 대량 살상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하는 반면 방사포는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남북대화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추가 대북제재 논의로 이어질 수 있는 단거리탄도미사일 대신 방사포 도발이었다고 발표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북한이 26일 발사 이후 이 같은 사실을 노동신문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분분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3발 중 1발이 발사 직후 폭발하자 선전 가치가 떨어진다고 보고 보도 계획을 접었거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발사 현장에 참가하지 않아 따로 보도하지 않은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