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웅진그룹 회장 친척인데….”
2011년 5월 윤모 씨(47)는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A 씨에게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어 윤 씨는 자신이 설립한 초등학생 대상 학습지 업체 T사가 “내년(2012년)에는 영업이익 400억 원을 달성하고 2년 후 회사 가치는 1조 원이 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T사는 태블릿PC로 학습지를 배송하고 채점과 상담도 인터넷으로 해주는 ‘무(無)방문, 양방향’ 교육서비스 업체였다.
당시 T사는 심각한 자금난으로 콘텐츠 개발은커녕 직원들 월급 줄 형편도 안 됐다. 하지만 A 씨는 윤 씨가 대표적인 ‘스마트 학습지’ 기업 웅진 오너의 친척이라는 사실에 솔깃해 13억5000만 원을 투자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 김양수)는 윤 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 윤 씨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6촌 동생으로 2000∼2008년 웅진그룹에서 자금 담당자로 근무하다 횡령 사실이 발각돼 감옥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