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日통과 미사일 도발]김정은 집권후 ‘도발의 일상화’
물론 북한은 ICBM 완성을 위한 6차 핵실험도 언제든 실시할 수 있어 보인다. 국가정보원은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은 6차 핵실험을 위해 풍계리 핵실험장의 2, 3번 갱도에서 핵실험 가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제 김정은은 미국과의 본격적인 직거래 협상, 더 나아가 북-미 수교를 통한 체제 보장을 받기 위해 ICBM 추가 발사 등 ‘마지막 한 방’을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 3호 등 앞으로도 쏠 미사일은 많다”며 “핵실험을 할 수도 있고 이미 개발한 무기들의 성능을 시험하려고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유력한 차후 도발 시점은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인 다음 달 9일(9·9절)과 노동당 창당일인 10월 10일이다. 지난해 5차 핵실험도 9·9절에 단행했다.
사거리를 늘려 시카고 등 미국 중부권을 넘어 워싱턴, 뉴욕 등 미 핵심 거점을 타격할 수 있는 ICBM 개발에 성공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군사적 조치 아니면 북-미 간 전격 대화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보여준 대로라면 군사 조치보다 북-미 대화 같은 외교적 해법에 아직은 더 무게가 실려 있다.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김정은은 잇따른 미사일 도발을 통해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를 고착화하고, 결국 북-미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공간을 만들려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거듭된 도발로 동북아 정세를 긴장시켜 미중 간 대북 제재 공조에 균열을 만들고 한반도 정세를 뒤흔들려 한다는 것이다. 천영우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김정은은 이제 트럼프의 무력사용 위협이 허풍에 불과하다는 걸 간파한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미국 본토 타격이라는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선에서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는 게 북-미 대화를 앞두고 몸값을 올려줄 것으로 판단하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신나리·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