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일본 열도가 발칵 뒤집혔다. 주민들에게 피난 명령이 내려지고, 신칸센 열차가 중단하는가 하면 일부 학교는 휴교까지 했다. NHK방송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부터 낙하까지를 생중계 방식으로 보도 했다.
이날 이종원 와세다대 교수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를 통해 일본 분위기에 대해 전했다.
이 교수는 "아침에는 거의 생중계하다시피 하고, 낮에 주로 주부를 대상으로 가벼운 화제를 다루는 민방 프로그램들도 계속 북한 미사일 이야기만 했다. 특히 이번에는 대피에 관한 이야기가 계속됐다"며 "일본에 한 삼십 몇 년 있지만 이렇게까지 된 건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휴교령도 내리고 신칸센도 서고 하니까 사람들이 상당히 우왕좌왕하면서 실제로 대피 어디로 해야 하는지 갈팡질팡하는 사람들도 많고 상당한 충격은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북한 발사체가)북해도 동북지역을 넘어간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인데, 98년 대포동, 2009년에도 은하가 인공위성 발사라는 명목으로 두 번 넘어갔다. 하지만 그때는 며칠 전서부터 인공위성이라고 북한도 예고 하고 공개 하고 해서 어느 정도 예상된 상황에서 머리를 넘어갔지만, 이번에는 기습적으로 특히 일본 열도를 지나간 것이다. 미사일이라는 형태로 발사된 건 처음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니까 일본정부도 긴급경보, 제이얼러트이라고 해서 지진대피 경보하고 비슷한 건데, 그 시스템을 최대한 가동 해서 피난 경보를 내렸다. 특히 북해도 이쪽 지역에서는 위기의식이 상당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내에서도 (반응이) 과도한 거 아니냐라는 비판이 있기는 하다. 일본을 공격한 것도 아닌데 실체 이상의 위기감을 조성한 것 아니냐 하는 비판들은 있기는 있는 것 같다"며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아베 총리의 여러 가지 면에서 이런 위기감 같은 것이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다. 아베 총리가 그래도 스캔들 때문에 궁지에 몰려 있고 국회를 열면 추궁을 당할 건데. 그런 이야기도 없어지고. 아베 총리가 계속 추진해 왔던 소위 일본의 군사력 강화라든가 헌법개정이라든가 이런 논의에도 도움이 되고 하니까 검증할 수는 없지만 이런 위기감 조성이 아베 총리에 대해서 불리한 건 아니다, 그런 이야기는 할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