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주말레이시아 미국대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1년, 한미 수교 이후 129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한국어와 영어가 모두 유창한 미국대사인 만큼 누구보다 한국 입장을 깊이 이해하고 때론 한국 편에 설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비슷하게 생긴 얼굴만 보고는 그가 엄연히 미국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미국인 대사라는 점을 잠시 잊고 너무 큰 기대를 건 것인지 모른다.
▷차기 주한 미국대사에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가 내정됐다고 한다. 임명되면 두 번째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다. 북한 핵과 미사일이 미국의 직접적 위협이 되면서 한미가 그 어느 때보다 협조해야 하고, 어쩌면 대립할 수도 있는 국면에서 대사로 내정됐다. 차 내정자는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국장에 임명됐을 때 “한국에서 내게 갖는 기대를 아마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대사로 내정된 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