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브리지트 바르도 이후 가슴 드러낸 토플리스 차림 유행 이젠 해변서 찾아보기 힘들어 50세 이하 ‘토플리스 선탠’ 22%뿐 30년 전 비해 절반으로 줄어 “성적 대상 바라보는 시선 싫어”
피서객으로 가득 찬 프랑스 남부 니스 해변. 프랑스 남부 해변은 과거 토플리스 차림의 젊은 여성이 많았지만 지금은 의식적으로 찾지 않으면 발견하기 힘들 정도로 그 수가 줄었다. 사진 출처 르피가로
이 해변에서 유일한 토플리스 차림의 50대 비르지니 씨는 “원피스 수영복은 최악의 패션”이라며 “요즘 해변에서 토플리스 상태인 젊은이는 거의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이들은 여성 해방을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라며 “토플리스가 한때 사회적 억압에서의 해방을 뜻하는 일종의 행위였다는 것을 그들은 모른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22세 사라 씨는 “저는 수치심 때문에 옷을 벗지 않는다”며 “햇볕에 직접 피부를 노출하는 건 건강에도 해롭다”고 말했다.
프랑스 라디오방송 유럽1이 최근 전한 예전과 달라진 해변 모습이다. 한때 토플리스 선탠족은 프랑스의 대표적 풍경으로 여겨졌지만 이제 젊은이들에게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 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이포프(Ifop)가 8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50세 이하 프랑스 여성 중 토플리스로 선탠하는 비율은 22%였다. 1984년(43%)과 비교하면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2009년(28%)과 비교해도 6%포인트 낮은 수치다. 60세 이상은 39%가 토플리스 경험이 있지만 18∼24세는 13%뿐이었다.
프랑스 언론 르피가로는 “1960년대만 해도 경찰이 옷을 벗는 여성들을 막으려고 벌금을 부과했다면, 이제는 여성의 옷을 벗기기 위해 단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여성 무슬림들이 입는 전신 수영복 부르키니에 대한 단속을 빗댄 말이지만 세대가 흘러 달라진 해변 문화를 설명한 것이다.
토플리스는 1960년대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프랑스 남동부 리비에라 해변에서 시도한 이후 60, 70년대 여성 해방 운동의 상징이자 젊은이들의 패션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토플리스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 사회학자 장클로드 카우프만은 “여성들이 대중교통에서 짧은 쇼트팬츠나 미니스커트를 입는 것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며 “남자들이 그들의 몸을 성적 시선으로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날씬한 몸매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여성들은 이번 조사에서 8%만이 ‘자신의 몸매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자신의 몸매에 매우 만족한다’고 답한 여성의 35%가 토플리스를 경험한 반면,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한 여성의 경우 19%만 토플리스를 경험했다. 이는 몸매에 대한 여성의 부담이 더 커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나체로 숲에서 자연을 즐기는 비율도 2009년 13%에서 올해 9%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