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국방장관이 한반도 전술 핵무기 배치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내에서 북한의 핵 개발에 대응해 한국의 핵 무장을 용인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앤서니 코즈먼 연구원은 31일(현지 시간) 미 CNN에 기고한 칼럼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국과 일본을 보호하는 확실한 ‘확장된(extended)’ 핵 억지력을 제공해야 한다”며 “미국의 현대적 전략 핵무기를 보강하거나 전투 목표에 효과적인 소형 핵무기의 한국 배치 또는 남한 핵무장을 수용하기로 결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과 중국이 미국의 보복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빈틈없는 억제력을 구축하려면 미국의 전략 핵무기 강화 외에도 1991년 부시 행정부가 한반도에서 철수한 전술 핵무기 배치나 남한의 핵무장까지 선택지에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어 “북한이 곧 한반도를 핵무기 보유 지역으로 만들고 모든 동아시아 동맹국을 핵무기로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며 “1~2년 내에 미 서부지역 주요 도시까지 타격하는 정교하고 신뢰성이 있는 핵탄두 탑재 미사일을 발사할 역량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론적으로 “미국이 이에 대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가 핵심 질문”이라며 “핵을 억제하고 북한의 어떠한 핵 협박이나 핵무기 사용에 대응하겠다는 의지에 대해 의문을 남겨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과감한 파괴적 핵무기 옵션을 통해 북한을 괴멸시킬 수 있는 타격 역량과 의지를 명확하게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코즈먼 연구원은 핵 보복 능력 외에 북한 핵을 막기 위한 방어시스템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과 일본에 탄도미사일이나 순항미사일에 대한 최신예 미사일 방어막을 제공해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진전되는 단계마다 이 같은 역량과 의지를 다각도로 높여나가는 대응이 필요하다”며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의 군사력과 핵 억제력 구축을 위한 행동이야말로 현실 세계의 협상과 군축에서 최고의 접근법”이라고 주장했다.
뉴욕=박용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