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5일 제 18기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선출된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서열별로 입장하고 있다.
최대 하이라이트는 25일 제19기 1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9기 1중전) 개막 때 무대로 걸어나오는 7명 상무위원이 누구이고 순서는 어떻게 되는지를 보는 것이다. 이때 앞으로 5년의 권력 구도와 차기 최고 지도자가 공개된다.
후진타오 전 주석 시절 17차 당대회 이후 선출된 9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이 인민대회당의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뒷 줄에 시진핑 당시 국가부주석과 리커창 총리, 부패 혐의로 종신형을 받고 복역중인 저우융캉 정법위원회 서기 등이 보인다.
2007년 10월 제 17차 당대회가 끝난 후 9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이 걸어 나올 때 시진핑 당시 상하이(上海) 서기가 리커창(李克强) 랴오닝(遼寧) 성 서기에 앞서 걸어 나왔다. 두 사람의 경쟁에서 시 서기가 앞서 유력 차기 최고 지도자인 것을 알게 됐다. 대회 직전까지도 리커창이 우세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 주석 승리였다. 그 후 시 서기는 국가부주석, 리 서기는 부총리를 맡아 5년을 지내며 약간의 우여곡절이 없지 않았지만 2012년 11월 제 18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리 총리’ 체제가 출범했다.
다음달 당대회에서 현재 7명의 상무위원 중 시 주석(64)과 리 총리(65)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7상8하(七上八下·당대회가 열릴 때 67세는 유임하고 68살 이상은 퇴임)’라는 ‘잠규칙(潛規則·관례)’에 따라 물러난다. 따라서 7명 체제가 유지되면 새로 채워질 자리는 5명이다.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왕치산(王起山) 중앙기율위원회 서기의 유임 여부다. 불과 한 달여전까지만 해도 유임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그런데 지난달 여름 휴가를 겸한 전현직 고위 지도자들의 피서지 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를 거치면서 기류 변화가 감지됐다. 왕 서기가 7명의 상무위원 명단에서 빠졌다는 보도와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불과 한 달여전까지만 해도 올해 69세인 왕 서기가 유임해 잠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역시 5년 뒤 69세가 되는 시 주석도 물러나지 않고 최고 권력자 자리를 지키려는 복선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그런데 당대회가 가까워지면서 왕 서기 퇴진설이 나오고 있다.
천민얼
나머지 한 자리지만 그 자리의 향배에 따라 그 의미가 크게 달라진다. 왕 서기가 남으면 리잔수 천민얼까지 시 주석계가 4명, 리커창 왕양 후춘화 등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공산주의청년단계가 3명으로 양분되고 장 전 주석계는 전멸이다. 그래서 한정 서기가 남아 3 : 3 : 1로 비교적 균형을 이룰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공청단계인 자오러지 부장 진입설은 약한 편이다.
왕 서기 유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돼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가 덜했지만 사실 이번 당대회 최고 스타는 천민얼 서기다.
당초 후춘화 서기와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重慶)시 서기가 차기 유력 시진핑 후계자로 꼽혔다. 그런데 쑨 전 서기가 갑자기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으며 낙마하면서 천 서기가 급부상했다. 쑨 전 서기는 7월 14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금융공작회의에 참석한 뒤 다음날 전격적으로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구금 상태로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뒤 7월 24일 신화통신의 조사 사실을 보도했다. 그 만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천 서기가 상무위원에 진입하면 10년 전 17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과 리 총리가 중앙위원에서 25명으로 구성된 정치국원을 거치지 않고 상무위원에 직행한 것과 같은 상황이 재연된다. 같은 50대지만 후춘화 서기는 이미 5년 전부터 정치국원이었다.
천 서기는 시 주석이 저장(浙江)성 서기(2002~2007년)로 재직 당시 2003년부터 1년간 언론에 기고한 칼럼 ‘즈장신위(之江新語)’ 초고를 4년이나 썼을 만큼 시 주석의 핵심 측근이다.
50대인 후춘화 천민얼 서기가 나란히 상무위원에 오르면 ‘7상8하’에 따라 2022년 이후에도 상무위원에 남는 사람은 두 사람 밖에 없으며 천 서기가 먼저 걸어나오면 ‘포스트 시진핑’은 천 서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시 주석이 설령 차차기에 일선에서 후퇴하더라도 상당한 실권을 가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장쩌민 전 주석도 물러난 뒤 후진타오 주석 시절에도 측근을 군사위원회 부주석 등에 남겨 영향력을 행사해 장쩌민 주석 치세‘는 20년에 걸쳐 이뤄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번 19차 당대회에서 차기 지도부 구성과 함께 관전 포인트가 되는 것이 시 주석의 1인 지배 체제가 어떻게 제도화되어 나타나는지다. 덩샤오핑(鄧小平)이 1982년 경 철폐한 주석제 부활, 시 주석 사상의 당장(黨章) 삽입 등이 그런 항목이다.
중국 공산당이 당대회를 날짜를 확정해 발표하는 것은 인선 등 주요 핵심 현안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 것을 의미하지만 일부 중화권 매체에서는 부가적인 해석도 내놓고 있다.
당초 시 주석은 당대회를 앞당겨 9월에 치르려고도 했으나 9월 12일에 유엔 총회가 개막되고 이번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참석하는 등 행사가 겹치기 때문에 10월로 미뤘다는 것이다. 9월에 개최하면 국제 사회의 주목을 덜 받아 흥행이 떨어진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중화권 매체 보쉰은 1일 전한다. 장 전 주석 등 원로들이 인선 막후 협상을 위해 당대회 조기 개최에 반대하면서 이들과 불화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10월로 미뤘다는 해석도 있다.
이밖에 ’18일‘로 정한 것은 ’18차 당대회‘를 마무리하는 의미도 있고 ’8(빠·八)‘가 ’빠차이(發財·돈을 번다는 뜻)의 ‘빠’와 발음이 같은 것도 길일로 생각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역대 당대회 개최 시기
제15차 1997년 9월 12~18일
제16차 2002년 11월 8일~14일
제17차 2007년 10월 12~18일
제18차 2012년 11월 8일~14일
제19차 2017년 10월 18일~24일(추정)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