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이란전 졸전, 무엇이 문제였나
전임 감독보다 수비 한층 강화했으나 김영권+전북 3명, 수비진 소통 애먹어… 실점은 없었지만 상대 공세에 시달려
공격라인도 K리거 대신 해외파 중용… 짧게나마 맞춰온 조직력 무용지물로



한국 주요 선수의 움직임을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히트맵(heatmap). 이란과의 1차전에서 보여 주었던 손흥민 이청용의 움직임에 비해 2차전에 나선 손흥민 이재성의 움직임이 전후방에 고루 퍼져 있다. 2차전에서 더 공격과 수비에 고루 가담한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은 1차전 때보다 더 넓게 뛰었으나 공격전술이 부족하고 몸싸움에 뒤지면서 이란을 넘지 못했다. 자료: 아시아축구연맹 홈페이지(the-afc.com), 신문선축구연구소
이란과의 경기에서 한국의 포백은 김영권을 빼곤 모두 전북 소속의 선수였다. 포백 가운데 유일하게 팀이 다른 김영권으로서는 다른 3명과의 소통이 눈빛과 몸짓만으로는 한계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김영권은 31일 문제의 발언 직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 때는 눈빛만 봐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말을 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이란에 10개의 크로스를 내줬다. 한국이 기록한 크로스 수와 같다. 수비에 치중했으면서도 이란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막지는 못한 것이다. 여기엔 분명 수비조직력이 완성되지 않은 한계가 있었다. 김영권이 답답함을 토로한 것은 이 부분일 수 있다.
신 감독이 대표 선수들과 훈련한 것은 조기 소집일인 지난달 21일부터 열흘밖에 안 된다. 그나마 유럽과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은 지난달 28일에야 모일 수 있었다.
신 감독은 수비적으로 경기를 치르면서 공격전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그나마 손발을 맞추었던 국내파 선수들을 외면하고 해외파 위주로 진용을 짰다. 이는 신 감독 스스로 짧은 시간이나마 손발을 맞추었던 국내파보다는 해외파의 개인 능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최악이었다. 수적으로 앞서고 있으면서도 세부적인 공격전술은 나오지 않았다.
크게 보면 김영권의 눈물은 신태용호가 갖고 있는 한계가 초래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남은 우즈베키스탄전을 무조건 이겨야 한다. 공격전술이 더 필요한 이유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