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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트렌드 읽기]‘일본 배드민턴 성공 뒤엔 박주봉’

입력 | 2017-09-03 11:38:00


세계 선수권에서 귀국한 오쿠하라 노조미. 아사히신문 제공


최근 연이어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이 등장한 탁구와 함께 일본이 크게 도약하는 종목이 있다. 바로 ‘배드민턴’이다.

지난 8월 영국에서 열린 세계 선수권에서 여자 단식 오쿠하라 노조미(奧原希望)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녀 통틀어 단식 첫 우승이었다. 또 여자 복식에서 은, 동메달, 남자 복식에서 동메달을 각각 획득하며 2015년 대회 기록(3개)을 뛰어넘는 역대 최다 메달을 차지했다.

이 도약을 이끈 주역이 한국 스포츠팬도 잘 알고 있는 박주봉 감독이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 복식 금메달리스트로 한국에서는 배드민턴 영웅으로 불릴 정도니 자세한 설명은 필요 없을 것이다.

그가 2004년 일본 대표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일본 배드민턴 협회에 요구한 것은 실력 강화 방법의 큰 변화였다. 국가대표 대부분은 실업단에 소속돼 있다. 그가 취임했을 당시 평소 연습은 실업단에서 하고 대표로서의 활동은 연간 몇 차례 합숙하는 게 전부였다. 국내 경기를 우선하는 실업단의 요구로 국제 대회에 대표 차출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리우 올림픽 여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들과 기뻐하는 박주봉 감독. 아사히신문 제공


박 감독은 실업단에 이해를 구하고 대표팀 합숙 중심으로 바꿨다. 현재는 해외 원정을 포함하면 연간 200일 이상 선수를 직접 보고 지도한다. 수준 높은 선수들이 절차탁마하는 환경을 마련한 것이다. 주니어 선수들도 연령별로 대표를 정비하면서 국제 경기를 경험하도록 했다. 오쿠하라는 그 과정을 밟은 한 명이었다. 그렇게 2012년 세계주니어선수권을 일본 처음으로 제패했다.

박 감독의 지도방식은 한국의 태릉선수촌에 대표 선수를 모아 단련하는 것과 닮아있다. 일본 배드민턴은 이른바 ‘한국식 훈련’으로 강해진 셈이다.

훈련 내용도 다분히 한국 냄새가 풍긴다. 비로 ‘근성 강화’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을 앞둔 2014년 1월.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은 박 감독의 요구로 아름다운 해변이 펼쳐진 오키나와에서 합숙훈련을 진행했다. 그곳에 간 까닭은 ‘모래사장에서의 훈련’을 위해서다. 모래 위를 달리고 또 달리도록 했다. 모래 위를 달리다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선수들의 심정은 이랬을 것이다. ‘이런 훈련은 하지 않으면 안 될까?’라고.

이는 정신적 단련을 목적으로 한 트레이닝이다. 박 감독 자신이 현역이었을 때도 매년 모래사장에서 연습했다고 한다. “경기가 길어지면 결국은 멘탈(정신력) 승부이다. 강한 훈련을 하지 못하면 세계의 톱이 될 수 없다.”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훈련이기도 했다. 대표팀 주전들은 1년의 대부분을 해외 전지훈련으로 보낸다. 주요 대회가 아닌 시기에 짬을 내 훈련을 한다. 모래는 착지할 때 충격을 흡수하기에 고된 훈련을 해도 부상이 적다. 단기간에 효율적인 훈련을 할 수 있다.

2020년 도쿄 올림픽도 지휘를 맡은 박 감독. 그는 코칭스태프와 함께 식사를 할 때 꼭 한국식 불고기 식당을 찾는다고 한다. 일본에서 먹는 것 역시 한국식을 양보하지 않는 그다.

○ 나카고지 토루는?

아사히신문 도쿄 본사 스포츠부 편집 위원. 1968년생. 교토대 재학시절까지 축구 선수였다. 입사 후에도 축구를 중심으로 취재하고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아사히신문 서울지국 기자로 한국 측을 담당했다. 현재는 스포츠에 얽힌 폭력이나 사고, 그리고 사람들이 스포츠를 즐길 환경을 어떻게 만드는지 등을 폭넓게 취재하고 있다.


<원문보기>

近年、次々と有力な若手が出てきている卓球とともに、日本勢が大躍進を果たしているしている競技がある。バドミントンである。

8月に英国で開かれた世界選手権で、女子シングルスの奥原希望(おくはら・のぞみ)が金メダル。男女を通じ、シングルスでは史上初めて優勝をした。その他、女子ダブルスでは銀メダルと銅メダル、男子ダブルスでも銅メダルを獲得。前回の2015年大会の3個を上回る史上最多のメダル四つに輝いた。

この躍進を牽引したのが、ご存じの朴柱奉監督だ。1992年バルセロナ・オリンピック男子ダブルスの金メダリスト。韓国では英雄と呼ばれるので詳しい説明は必要ないだろう。

2004年に日本代表の監督に就任すると、朴監督が日本バドミントン協会に求めたのは、強化方法の大きな変更だった。

代表クラスの多くは実業団に所属するが、就任当時は普段の練習を実業団で行い、代表としての活動は年に数度の合宿が張られる程度だった。国内の試合を優先する実業団からは、国際大会で選手を使わずに休ませるよう求められることもあった。

それを朴監督は、実業団に理解してもらって代表合宿中心に切り替えた。現在は、海外遠征を含めると年間200日以上、選手を直にみて指導する。レベルの高い選手同士が切磋琢磨する環境を整えた。一方、ジュニア世代でも年代別代表を整備。どんどん国際試合を経験させた。奥原はそのレールに乗った一人で、2012年には世界ジュニア選手権を日本勢で初めて制していた。

これは、泰陵選手村に代表選手を集め、鍛える韓国のやり方と似ている。日本バドミントンはいわば、韓国式で強くなったのだ。

練習内容も、多分に韓国の香りが漂う。「根性」である。リオデジャネイロ・オリンピックがあった2014年1月。日本代表は朴監督の強い希望で、美しい海ときれいなビーチが広がる沖縄で合宿を張った。行ったのは砂浜でのトレーニング。砂の上を走る、走る。「こんなことをしなければいけないのでしょうかね」と、最後は膝に手を当てて動けなくなった選手たちからは本音が漏れた。

もちろん、精神面の鍛錬を一つの目的としたトレーニングだ。自身が現役選手だった時も、毎年のように砂浜で練習したという。「長い試合になれば最後はメンタル勝負になる。厳しい練習をやりきれるようにならないと、世界のトップにはなれない」と言い切る。

だが、科学的根拠に基づいた練習でもある。代表の主力は1年の多くを海外転戦に費やす。主要な大会がない時期しか、負荷の大きい練習に時間は割けない。砂は着地の衝撃を吸収するので、きつい練習をしてもケガが少ない。短時間で効率の良いトレーニングをするための方策なのだ。

2020年東京オリンピックも、指揮を執ることが決まっている朴監督。スタッフと一緒に食事をする時も、行くのは必ず韓国風の焼き肉店だそうだ。ここでも韓国式を譲らない。

나카고지 토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