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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도발에 한미FTA 폐기 추진…한국 경제 미치는 영향은?

입력 | 2017-09-03 17:17:00


북한이 3일 6차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당분간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휴일에 사건이 터져서 아직은 그 파장이 금융시장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역대 최대 규모의 핵실험으로 알려진 만큼 향후 한국 경제가 받을 충격도 클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정부는 휴일에도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시장 점검에 나섰다.


● 과거 핵실험보다 시장 충격 클 듯

북한 리스크는 오래 전부터 대표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정작 실제 증시에 미치는 여파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과거 5차례 핵실험 때도 3거래일 이내에는 모두 증시 하락세를 끊어냈다. 그동안의 학습효과를 통해 북한 리스크가 경제 펀더멘탈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투자자들이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미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북한이 대규모 핵실험을 단행한 만큼 이번 리스크는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란 우려가 높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부정적인 시각으로 한미 공조에 균열이 우려되는 점도 시장에 큰 부담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그동안은 학습효과로 북한이 뭘 하든 무덤덤하게 반응하던 투자자들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선언 이후에는 민감해졌다”며 “이번 리스크는 과거보다 파급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시장의 부정적 영향은 당장 주초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다. 주식 및 채권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셀 코리아’에 나서고 이는 외환시장의 원화 약세를 부채질할 우려가 크다.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조8752억 원어치 한국 주식을 순매도했다. 해외시장에서 평가하는 국가부도 리스크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북한 핵실험은 지난달 9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국내 증시에 또 다른 악재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북한이 일본의 영공을 가로질러 탄도미사일 실험 발사체를 쐈을 때도 코스피는 2,330대 초반까지 밀려났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금융시장실 주식팀장은 “이번 핵실험 규모가 큰 데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금융시장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기재부, 휴일에 긴급회의 소집

기획재정부는 일요일인 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주재로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열었다. 지금까지는 휴일에 북한 관련 악재가 터질 경우 통상 다음달 새벽 금융시장이 열리기 직전에 회의를 열었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휴일에 회의를 소집했다. 그만큼 도발의 강도나 충격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점을 정부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상황이 엄중한 만큼 긴급회의를 열어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4일 오전 윤면식 부총재 주재로 북한 핵 실험과 관련해 통화금융대책반회의를 열 예정이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세종=박희창 기자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