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核 폭주 6차 핵실험]北-美갈등 최고조… 과거와 상황 달라 주식-채권시장 ‘셀 코리아’ 우려 4일 거시경제금융회의 개최
○ 과거 핵실험보다 시장 충격 클 듯
북한 리스크는 오래전부터 대표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정작 실제 증시에 미치는 여파는 크지 않았다. 과거 5차례 핵실험 때도 3거래일 이내에는 모두 증시 하락세가 멈췄다. 그동안의 학습효과를 통해 북한 리스크가 경제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투자자들이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의 부정적 영향은 당장 주초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 및 채권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다시 ‘셀 코리아’에 나서고 이는 외환시장의 원화 약세를 부채질할 우려가 크다.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가는 1조8752억 원어치의 한국 주식을 순매도했다. 해외시장에서 평가하는 국가부도 리스크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북한 핵실험은 지난달 9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국내 증시에 또 다른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9일 북한이 일본의 영공을 가로질러 탄도미사일 실험 발사체를 쐈을 때도 코스피는 2,330대 초반까지 밀려났다.
○ 기재부-산업부, 휴일에 긴급회의 소집
기획재정부는 일요일인 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열었다. 지금까지는 휴일에 북한 관련 악재가 터질 경우 통상 다음 날 새벽 금융시장이 열리기 직전에 회의를 열었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휴일에 회의를 소집했다. 도발의 강도나 충격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점을 정부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날 백운규 장관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북한 핵실험 이후 수출, 통상, 에너지 등의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실물경제 비상대책본부를 통해 실물경제 상황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시장이 문을 열기 전인 4일 오전 8시에는 김 부총리와 금융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등이 참석하는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시장 동향 및 대응 방안을 점검한다. 한국은행도 이날 아침 윤면식 부총재 주재로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통화금융대책반회의를 열 예정이다.
신민기 minki@donga.com / 세종=박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