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核 폭주 6차 핵실험]北 핵실험 위력은
반면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북한에서 6.3 규모의 인공지진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기상청 산출법에 대입시켜 보면 위력이 최대 300kt에 달한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이철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비상 원내대책회의에서 “미국 일부 언론은 위력이 메가톤(1Mt은 1000kt)급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기준에 근거해 이날 위력을 기상청 발표보다도 낮은 50kt 안팎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핵물질의 양을 줄여 위력을 낮췄을 개연성도 제기됐다. 미국은 1954년 수소탄 ‘캐슬 브라보’ 폭발 실험을 태평양 비키니 환초에서 했다. 당시 폭발력이 15Mt에 달하면서 비키니 환초에 지름 1.6km, 깊이 76m에 달하는 구덩이가 생겼다. 이와 달리 북한은 자국 내 지하 핵실험장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실험을 해야 하는 여건상 핵물질 양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위력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이날 핵실험 전 노동신문 보도를 통해 “핵탄 위력을 임의로 조정할 수 있다”고 밝힌 점도 의도적으로 위력을 조정한 정황을 뒷받침한다.
위력이 50kt이라면 북한이 주장하는 수소탄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수소탄은 핵분열과 핵융합 과정을 모두 이용해 위력을 키운 반면 작고 가벼워 ‘핵폭탄 중의 핵폭탄’으로 통한다. 이런 수소탄으로 인정받으려면 위력이 메가톤급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핵감축 이후 메가톤급 핵무기 개발이 줄어들고, 대신 정밀도를 높여 목표 지점만 정확히 타격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해 온 걸 고려하면 50kt 이상이면 수소탄의 요건을 충분히 갖춘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군 안팎의 의견이다. 미국은 수 kt 수준의 소형 수소탄도 다수 실전배치하고 있다.
손효주 hjson@donga.com·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김윤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