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비염 환자 9월에 급증
알레르기비염은 ‘봄 질환’이라는 통념과 달리 9월 환자가 가장 많다. 환삼덩굴(첫번째 사진)과 쑥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잡초 꽃가루의 비율이 봄철보다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에게 오후 3시 이전엔 창문을 닫아 두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한다. 환경부 제공
이 씨의 증상이 심해진 것은 환절기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9월에는 알레르기비염의 주요 원인물질 중 하나인 대기 중 꽃가루가 크게 늘어난다. 흔히 꽃가루는 봄철에 많이 날리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가을에 꽃가루를 날리는 꽃도 적지 않다.
○ 가을철 알레르기 꽃가루, 봄철보다 많아
알레르기비염은 전체 인구의 10∼30%에 이를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도시화와 환경오염 등으로 유병률이 높고 발병 연령은 낮아지고 있다. 2008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8.6%가 알레르기비염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맑은 콧물, 발작성의 재채기, 코막힘, 코의 가려움증 중 2가지 이상의 증상이 하루 1시간 이상 지속되면 감기보다는 알레르기비염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9월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의 비율이 오히려 봄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5월에는 소나무와 은행나무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 꽃가루가 많지만 가을에는 환삼덩굴 쑥 돼지풀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잡초 꽃가루의 비율이 높았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집계한 2015년 알레르기비염 환자수도 9월에 가장 많았다.
꽃가루가 눈에 보일 정도로 날리는 봄철과 달리 가을에는 그렇지 않아 방심하기 쉽다. 환삼덩굴이나 쑥 같은 식물은 8월 초부터 꽃가루를 날리기 시작해 9월에 절정을 이룬다. 잡초류라 도심은 물론이고 도시 근교의 산자락, 공터, 도로변, 하천 주변 등에서 흔하게 자란다. 눈에 잘 띄지 않을 뿐 알레르기비염 환자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
○ 꽃가루 농도 확인하고 오전 외출 피해야
외출 전에 꽃가루 농도가 높다면 방진마스크와 렌즈 대신 안경을 착용하는 게 좋다. 손에 묻은 먼지나 꽃가루가 눈, 코에 들어가지 않도록 눈이나 코를 만지지 말아야 한다. 외출했다 집에 돌아오면 옷을 털고 손과 발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감기나 독감 등 바이러스성 코 질환은 알레르기비염의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바로 세수를 하거나 양치를 하면 좋다. 특히 알레르기비염 환자들은 식염수로 코를 세척해주면 약물치료 못지않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건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과거에는 피부에 항원을 주사하는 ‘피하면역 주사 요법’이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유럽을 중심으로 혀 아래에 항원으로 된 알약을 넣는 ‘설하 면역 치료(SLIT)’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꽃가루에 대해서는 효능이 인정된 만큼 전문가와 상담 후 치료 받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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