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시작땐 끝까지 치료약 먹어야… 다이어트 피하고 규칙적 생활 중요
‘잠복결핵’이란 몸속에 들어온 결핵균이 신체의 면역체계에 의해 결핵으로 진행되지 않은 경우를 뜻한다. 몸속에 결핵균이 존재하지만 균이 활동하지 않기 때문에 결핵이 발병하지 않은 상태로 항산균 검사, 흉부 X선 검사에서도 정상으로 나타난다. 또 결핵과 관련된 증상이 없다. 기침을 해도 공기 중으로 결핵균이 배출되지 않아 남을 결핵에 감염시키지는 않는다.
문제는 면역력이 약해지면 결핵균이 증식해 몸에 결핵이 발병한다는 점이다. 고원중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잠복결핵 감염자의 10% 정도에서 실제 활동성 결핵으로 발병하는 사례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잠복결핵 감염 여부는 체내에 존재하는 균이 소수여서 직접 확인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결핵균 항원에 대한 면역학적 반응을 이용하는 검사로 진단한다. 잠복결핵으로 확인되면 활동성 결핵 발병 예방을 위해 항결핵제 등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잠복결핵 환자에겐 별 이상증세가 보이지 않지만 일단 치료를 시작하면 장기간 중단하지 않고 치료약을 복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약은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9개월 치료 기간 동안 매일 1회 복용해야 한다. 몸에 이상이 없으니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이 경우 죽지 않은 결핵균이 재발할 수 있다. 장복순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결핵균에 감염되면 감염 후 2년간은 결핵의 발병 위험이 가장 높기 때문에 잠복결핵 감염 진단 후 최소 2년까지 연 1회 흉부 X선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면역력이 급격하게 약화되면 결핵으로 발병할 수 있으므로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잠복결핵 환자는 과도한 다이어트나 과로, 스트레스를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심태선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결핵이 완치되기 위해서는 첫째 약제의 처방이 적절해야 하고, 둘째 규칙적인 복용, 셋째 충분한 용량, 넷째 일정 기간 동안 투약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 중 한 가지라도 지키지 않으면 치료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