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훈 출판평론가
7시에 일어나 8시에 아침을 먹고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아주 잠깐의 점심 식사 시간 외에는 꼼짝 않고 서재에서 글을 쓴다. 적어도 하루 2000단어 이상, 많으면 4000단어까지 썼지만 좀처럼 글 진도가 나가지 않는 날도 없지 않았다. 심지어 한 글자도 못 쓰는 날마저 있었지만, 그런 날에도 위와 같은 일과만큼은 정확하게 지켰다.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다.
새벽 4시에 일어나 6시간 가까이 글을 쓴다. 오후에는 10km를 뛰고 1500m를 수영한 뒤 책을 읽고 음악을 듣다가 오후 9시쯤 잠자리에 든다. 이런 일과를 매일 반복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한다. “반복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반복적인 생활을 지속하려면 많은 정신력과 체력이 필요하다. 긴 소설을 쓰는 것은 생존 훈련을 하는 것과 같다. 강인한 체력은 예술적 감수성만큼이나 중요하다.”
일과(日課)는 날마다 규칙적으로 하는 일정한 일을 뜻한다. 뛰어난 작가들 대부분은 집필 작업을 중심으로 짜인 일과를 거르지 않고 오랜 세월 반복했다. “기분에 좌우되지 말고 계획에 따라 작업하라. 정해진 시간이 되면 그만 써라. 언제나 제일 먼저 할 일은 글을 쓰는 일이다. 그림 그리고 음악을 듣고 친구 만나고 영화를 보는 등 다른 모든 일들은 그 다음에 하라.” ‘북회귀선’ ‘남회귀선’으로 유명한 미국 작가 헨리 밀러의 조언이다. 작가가 아닌 사람들도 귀담아들을 만하다.
표정훈 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