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펫 카드’
김성모 기자
발급 절차는 간단하다. 가까운 기업은행 지점에서 몇 가지 서류를 작성하면 된다. 기자는 지난달 중순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을 찾아 절차를 진행했다.
이 상품은 카드에 반려동물 사진을 넣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서류를 작성하고 카드 발급을 맡고 있는 BC카드 홈페이지에 들어가 사진을 등록했다. 5일 뒤 집으로 보리 사진이 들어간 카드가 배달됐다. 카카오뱅크 캐릭터 체크카드가 부럽지 않았다.
신용카드 외에도 반려동물 금융상품은 다양하다. KB금융은 5월 펫팸족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뒤 적금, 상해보험 서비스 등을 담은 패키지 상품을 선보였다. 스마트폰 전용 적금인 ‘KB펫코노미적금’과 ‘KB국민 펫코노미카드’ ‘KB펫코노미신탁’ 상품이 패키지에 담겼다. 펫코노미신탁은 일단 반려동물 주인이 은행에 돈을 맡겨 놓으면 주인이 사망한 뒤에 이를 새로운 부양자에게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쓰라고 지급하는 상품이다.
현대해상은 3∼96개월 반려견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 상품을 판매 중이다. 한 달 보험료로 4만∼5만 원을 내면 상해사고나 질병 1회당 100만 원 한도로 70%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삼성화재의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은 만 6년 이하 반려견을 대상으로 하며 보험료는 월 2만∼3만 원 선이다. 상해나 질병, 반려견이 유발한 사고에 대해 500만 원 한도로 보상해준다.
금융사들이 이같이 반려동물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것은 해당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8000억 원에서 2020년 5조800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은 2015년 기준 21.8%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다섯 집 중 한 집꼴로 반려동물과 살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반려동물 관련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고객이 적지 않다. 영국은 반려동물 가정의 20% 정도가 보험에 가입했다. 독일과 미국도 각각 10%, 3% 정도가 관련 상품을 이용 중이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