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核 폭주… 6차 핵실험]9일간 미사일-핵실험 3차례 도발
○ 9일 동안 세 차례 대형 도발
괌 타격 위협을 높이던 김정은이 지난달 14일 “미국의 행태를 더 지켜보겠다”고 숨고르기에 나섰을 때만 해도 낙관적인 전망이 많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이틀째인 지난달 22일 “김정은이 미국을 존중하기 시작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이 다시 공세의 고삐를 죈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서두르는 것은 물론 지난달 종료된 UFG 연습에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미국은 올해 UFG 연습 규모를 축소했다고 발표했지만 북한은 이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은 듯하다”고 지적했다.
○ 북태평양 겨냥한 추가 도발 나설 수도
특히 북한은 핵실험 당일에도 ‘도발 속도전’에 나섰다. 북한은 3일 오전 6시 43분 김정은의 핵무기연구소 현지 지도를 전하며 “ICBM에 장착할 더 높은 단계의 수소폭탄을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더니 이날 오전 김정은을 비롯한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회의에서 핵실험을 결정하고 낮 12시 29분 핵실험을 단행했다. ‘수소탄 개발 발표→김정은 핵실험 결정→핵실험 단행’이 채 6시간도 안돼 진행된 것.
북한의 빠른 도발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는 달리 군사적 옵션을 배제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압박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영태 동양대 통일군사연구소장은 “핵실험 후 미국의 군사적 압박 가능성이 더 높아진 만큼 북한은 대응 차원에서라도 한동안 무력시위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정원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풍계리 3번 갱도나 최근 완공 단계에 다다른 4번 갱도 등이 준비됐기 때문에 언제든지 핵실험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3일 실시된 북한의 6차 핵실험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2번 갱도에서 실시됐으며 갱도가 함몰됐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황인찬 hic@donga.com·최우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