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접경지역 옌지市 가보니 “작년 핵실험보다 진동 커 무서웠다”… 北에 더 엄격한 제재 여론 높아져
“북한에서 미사일도 쏘고 핵실험도 하면서 자꾸 시끄럽게 하니까 여기(북-중 접경지역) 사는 사람들은 점점 불안해집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한 다음 날인 4일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시에서 만난 중국인 웨이(魏)모 씨는 “중조 관계(에 끼치는 악영향)는 물론이고 이곳에 (여행) 오는 사람들까지 줄어 생업에 지장을 줄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옌지시에는 웨이 씨처럼 불안감을 느끼거나 북한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중국인이 적지 않았다. 옌볜자치주 설립 65주년을 맞아 토요일인 2일부터 3일간의 연휴를 즐기고 있던 터라 시민들의 분노는 더했다. 핵실험으로 인한 파손 때문인지 도로를 보수하는 모습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중국 동포 김모 씨는 “어제 오전 과일 가게를 하는 지인이 건물 안에 있다가 창문과 천장이 흔들리자 깜짝 놀라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전했다. 이곳 연변대 학생들이 심한 진동으로 건물 전체가 흔들리면서 한꺼번에 건물 밖으로 뛰쳐나와 아수라장이 됐다는 말도 들렸다. 한 시민은 “흔들림이 지난해 9월 핵실험 때보다 크고 오래 지속돼 매우 무서웠다”고 말했다. 옌지시는 북한 국경에서 불과 10km 거리라 핵실험으로 인한 충격파가 가장 컸던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달 초 중국 쓰촨(四川)성 주자이거우(九寨溝)현에서 발생한 규모 7.0의 강진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는 터라 불안감이 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사태는 북한의 핵실험이 사고로 이어지면서 동북 지방이 방사능에 오염되는 것이다. 옌지 시민들 역시 방사능 누출이 자신들에게 직접적으로 미칠 영향이 없는지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옌지=정동연 채널A 특파원 call@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