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뮤지컬 ‘벤허’의 무대 장치
뮤지컬 벤허의 2막에 등장하는 유다 벤허와 메셀라의 전투신. 총 여덟 마리의 말 모형이 등장하는 장면으로 벤허 무대의 백미로 꼽힌다. 뉴컨텐츠컴퍼니 제공
벤허 무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치는 주인공 유다 벤허와 메셀라의 전투신에 등장하는 여덟 마리의 말 모형과 높이 7.2m인 로마의 함대다. 서 디자이너는 “두 개의 전차마다 4개의 말 모형이 달린다”며 “고무의 일종인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로 관절과 뼈대가 드러나는 실제 말 크기의 인형을 만든 뒤 그 안에 모터를 달았다”고 설명했다. 이 모형은 영국 극립극단의 연극 ‘워 호스(War horse)’에서 호평을 받은 말 모형을 떠올리는 모양새다. 워 호스에선 나무로 만든 말 모형을 3명의 배우가 머리와 가슴, 다리 부분으로 나눠 세밀하게 동작을 표현한 반면 벤허에선 모터를 이용해 기계로 말의 움직임을 표현한다.
전차당 나란히 연결된 네 마리의 말 모형은 가로 4m, 길이(세로) 5m 크기다. 말의 움직임은 배우의 손끝에서 시작된다. 서 디자이너는 “배우들이 전차 손잡이에 설치된 스위치로 말의 앞발을 들거나 내린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