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10대 소녀들]만 14세 미만 보호처분만 받아 헌재 14년전 “합헌” 결정 “법개정 필요” 보충의견도
부산과 강원 강릉에서 잇달아 발생한 10대 여학생 집단 폭행 사건으로 소년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해자 한 명이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觸法少年)이라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형사미성년자의 처벌 연령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 소년법은 만 10세 이상, 만 19세 미만에 적용된다. 형법 9조에 따라 만 14세를 기준으로 범죄소년(만 14세 이상∼만 19세 미만)과 촉법소년(만 10세 이상∼만 14세 미만) 등으로 구분한다. 만 14세 이상인 범죄소년은 소년법 특칙에 따른 형사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촉법소년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보호처분만 받는다. 훈방 처분이 대부분이고 소년원에 가더라도 공식적인 전과기록은 남지 않는다.
반면 이번 사건의 가해자들 같은 사례의 미성년자는 극소수이기 때문에 촉법소년을 정한 취지를 그대로 살려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순간의 실수였을지 모르는 일로 범죄를 저지른 만 14세 이하에게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2003년 14세 미만인 자를 형사미성년자로 규정해 처벌하지 못하게 한 형법 9조를 합헌으로 봤다. 그러나 법개정이 필요하다는 보충의견은 있었다.
당시 전효숙 재판관은 보충의견을 통해 “12세 미만의 청소년 범죄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음에도 국가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범죄피해자의 생명·신체에 대한 보호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관련 형법 및 소년법 규정을 재검토하고 이를 보완하는 입법적 시정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