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차 핵실험 후폭풍]풍계리, 北中접경서 100km 거리 핵실험 갱도 노출땐 환경재앙 우려 中당국, 24시간 방사능 수치 조사 “영향없다” 발표에도 주민들 공포 中연구팀 “북핵 폭발력 108kt” 한국 국방부 발표보다 2배이상 커
중국 환경보호부는 이날 “북-중 접경지역 전역에서 24시간 조사 방식으로 방사능 환경 조사를 전면 강화했다”며 “북-중 접경지역의 민감 지역에서 (공기 중 방사선량 조사뿐 아니라) 음용 수원지, 지표수, 지하수, 토양의 방사선량까지 조사 분석했다”고 밝혔다. 당 중앙군사위원회 관련 부서와 무장경찰부대 총사령부, 수리(水利), 위생계획부, 공업정보화, 지진 담당부서까지 총동원됐다. 지정 검측소뿐 아니라 항공검측장비도 사용됐다.
중국 국가핵안전국은 3일 오전 북한의 핵실험 이후 5일 오후 10시까지 이틀 만에 지린(吉林) 헤이룽장(黑龍江) 랴오닝(遼寧)성 등 동북 3성과 서해에 인접한 산둥(山東)성 전역에서 10차례 공기 중 방사선량에 대한 정밀 조사를 실시한 뒤 결과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6시간 간격으로 하루 4차례씩 조사한 뒤 이를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6차 핵실험 8분 뒤에 핵실험 지역에서 진앙이 지표면인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이 지진은 핵폭발이 야기한 붕괴에 따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실험장이 있는 산이 무너져 산속 동굴의 핵실험장이 외부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핵실험장이 있는 풍계리는 북-중 국경에서 약 100km밖에 떨어지지 않아 접경 지역이 방사능 누출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저명 핵물리학자인 왕나이옌(王乃彦) 전 중국핵사회(CNS) 이사장은 “핵실험장이 폭발로 붕괴됐을 위험성이 있다”며 “핵실험장이 있는 산 전체가 붕괴해 (핵실험을 한) 동굴이 외부에 노출됐다면 방사능이 누출돼 중국을 포함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면 매우 큰 환경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며 “북한 당국은 북한뿐 아니라 다른 나라, 특히 중국을 위협하는 핵실험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전 이사장은 6차 핵실험의 위력이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폭탄의 최대 7.8배에 이른다는 중국과학기술대 지진실험실 원롄싱(溫聯星) 교수 연구팀의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이 평가했다. 원 교수 연구팀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번 핵실험의 폭발력은 108.3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폭발력)으로 5차 핵실험(17.8kt)의 약 6배에 이른다. 한국 국방부에서 발표한 위력(50kt)보다 두 배 이상 크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