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차 핵실험 후폭풍]中, 對北 송유관 밸브 잠글까
중국 랴오닝성 단둥 북쪽 외곽의 ‘바싼 저유소’로 불리는 석유 저장소. 이곳에서 압록강 밑바닥을 거쳐 북한으로 공급되는 석유는 북한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제의 생명줄’이다. 동아일보DB
단둥시 중심에서 북쪽으로 30km가량 떨어진 전안(振安)구 러우팡(樓房)진 싱광(星光)촌의 바싼(八三) 원유 저장소에는 ‘중조우의(中朝友誼) 수유기공사(輸油氣公司)’ 산하의 ‘중국석유 관도공사(管道公司) 단둥 수유참(輸油站)’이라는 간판이 정문에 걸려 있다.
800km가량 떨어진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유전에서 유조 열차를 통해 수송된 석유를 보관한 뒤 북한이 한 해 사용하는 100만∼110만 t가량의 석유 대부분을 공급하는 곳이다. 석유는 바싼에서 남동쪽으로 13km 떨어진 마스(馬市)촌 압록강변의 송유관 가압시설로 보내진 뒤 압록강 바닥에 건설된 관을 거쳐 북한으로 건너간다.
1975년 12월 북-중 송유관이 완공될 때는 1.5m가량의 간격을 두고 정제유 수송관도 나란히 건설됐으나 북-중 관계에 ‘이상’이 있어 1981년 덩샤오핑(鄧小平)이 폐쇄했다고 중국 언론은 전한다.
북한의 잇단 도발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대북 석유 공급을 중단하지 못하는 것은 석유 공급 중단으로 경제가 파탄 나 김정은 정권이 붕괴할 수 있다는 전략적 정치적 판단이 가장 큰 이유다. 친중파로 분류되던 장성택 처형 이후 등 북-중 관계 변화에 따라 대북 석유 공급이 한 해 50만∼60만 t가량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석유 공급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거나 차단해도 그리 기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는 북-중 송유관과 이곳을 지나는 석유의 특징 때문이다. 석유와 관의 특성을 무시하고 송유관 밸브를 차단해 한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관 내부에 남아 있던 석유와 찌꺼기들이 굳어 다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석유 관도공사’가 작성한 ‘중국-조선 원유관 중국 구간 유동 안전성 평가’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다칭유전에서 채굴된 석유는 파라핀 성분이 많아 고온으로 가열한 뒤 송유관을 통해 북한에 보내야 한다. 평균 89도 이상으로 처리해야 하며 저유소를 나갈 때 최저 온도도 75도는 되어야 한다. 또한 경사가 없이 평평하게 매설된 송유관을 통해 수송하는 석유는 매 시간 최소 75m³는 되어야 하며,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도 최소 1시간당 70m³는 되어야 한다. 또한 송유를 완전히 중단하더라도 겨울철에는 2시간을 넘지 말아야 하며 여름철에도 8시간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최저량을 보내더라도 여름철에는 5개월, 겨울철에는 7개월을 넘길 수 없으며 이를 기준으로 하면 연간 최소 52만 t은 지속적으로 송유관을 타고 흘러야 한다고 계산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