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째 이슬람과 교류 김동문 목사 “무슬림 대부분 극단주의 싫어해”
8월 책 ‘우리는 왜 이슬람을 혐오할까’를 쓴 김동문 목사가 중동 사막지역에서 활동하던 당시 모습. 김동문 목사 제공
1일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엔 안타까움을 넘어 답답함이 묻어났다. 이슬람교도의 항변 아니냐고? 실은 스스로도 “보수 교단 소속”이라고 밝힌 김동문 목사(57)가 하는 얘기다.
김 목사는 지난달 출간한 책 ‘우리는 왜 이슬람을 혐오할까’(선율·사진)에서도 국내외에 만연한 ‘이슬람 포비아(공포·혐오)’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를 나온 그는 14년 동안 이집트와 요르단에서 거주했으며 25년 이상 수많은 이슬람 교인과 속 깊은 친분을 맺어 왔다.
오히려 김 목사는 이웃 종교에 대한 포용력을 이슬람교의 장점으로 꼽았다. 나라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과거 기독교에 박해받았던 유대교를 받아들여 공동체사회를 인정해준 건 이슬람 국가들이었다.
그가 만난 이슬람교도들은 타 종교에 대한 선입견도 훨씬 적은 편이었다. 김 목사는 “물론 지속된 전쟁의 여파로 많이 변모하긴 했지만 이슬람의 1400년 문화에는 관용의 정신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느 종교나 마찬가지로 이슬람교 역시 아쉬운 점이 있다. 이슬람교도는 대다수가 날 때부터 이슬람교도다. 집안과 가문의 전통이 우선시돼 개인의 선택에 따른 개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김 목사는 “역사적으로 충분히 수긍이 가긴 해도 이슬람 내부에서도 시대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좀 더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논의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레 제언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