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틸 시티’는 피츠버그다. 피츠버그의 프로풋볼(NFL)팀 이름도 ‘스틸러스(Steelers)’다. 피츠버그의 철강산업도 1970년대부터 쇠퇴하기 시작했고 디트로이트, 필라델피아 등 미국 북동부 공업지대가 비슷한 운명을 맞았다. 강성 노조로 인한 인건비 상승과 저가 수입품 공세 등이 이유다. 이 지역을 쇠에 스는 녹(Rust)에 빗대 부르는 ‘러스트 벨트(Rust Belt)’라는 표현에는 100년의 호황과 50년의 불황이 녹아 있다.
▷노동집약산업에서 자동화로 제조업의 패러다임이 이동하면서 많은 나라들이 러스트 벨트의 고민을 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스트 벨트를 살리겠다고 공언해 당선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정부도 한때 제조업 중심지였다가 침체된 선양 등을 되살리기 위해 고심한다. 우리나라도 울산과 경남 거제 등 조선소와 경북 포항 등 제철소가 몰린 지역이 ‘한국판 러스트 벨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심지어 올해 1∼6월 전년 대비 신생아 수 감소율이 가장 큰 곳이 경북(―14.5%)과 울산(―14.0%)이었다.
주성원 논설위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