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생산-소비 기대 못미쳐”

○ 생산 소비 모두 미미한 회복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발표한 경제 동향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둔화 조짐이 진정되고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견실한 회복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한국 경제가 생산과 소비,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7월 국내 소매판매액은 3.5% 증가하면서 전월(1.1%)에 비해 상승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소비가 크게 줄었던 기저효과가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KDI 측은 “지난해 6월 말 개별소비세 인하가 끝나면서 지난해 7월 자동차 판매가 급감한 바 있다”며 “올해 7월 승용차 판매가 10.5% 늘어나면서 일시적으로 소비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다시 지갑을 닫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국은행이 매달 조사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8월에 기준치(100)를 넘어선 109.9였지만 한 달 만에 1.3포인트 떨어졌다. 함께 조사한 현재 경기 판단(96.0→93.0), 향후 경기 전망(109.0→104.0), 소비지출 전망(108.0→109.0) 등 소비자들의 소비심리와 관련된 모든 지표가 전월 대비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 ‘글로벌 훈풍’ 한국만 비켜가나
더 우려되는 것은 한국을 제외한 주요국이 눈에 띌 정도로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가 3.5%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회복의 견고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최근 한국의 산업 경쟁력이 떨어진 상태”라며 “과거에는 세계 경제가 성장하면 한국도 그에 맞춰 성장했지만 최근에는 세계 경기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