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정상회담 이모저모
문재인 대통령(64)은 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5)과 만나 “저와 연배도 비슷하고, 성장 과정도 비슷하고, 기질도 닮은 점이 많아서 많이 통한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정상회담 뒤 예정에 없던 극동거리 산책과 평창 겨울올림픽 홍보관 방문을 제안하는 등 친밀감을 드러냈다.
두 정상은 가난한 유년기를 보냈고 대학에선 모두 법학을 전공했다. 푸틴 대통령이 개혁 정치를 폈던 보리스 옐친 정부에서 요직을 거치면서 성장한 점도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지낸 문 대통령과 비슷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취임 초 ‘축하 전화를 나눈 정상 중 푸틴 대통령이 가장 시원시원하고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이 끝날 즈음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한국 축구에 대해 “축하한다”고 전했고 문 대통령도 활짝 웃으며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첫 한미 정상회담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뜻이 잘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레이트 케미스트리(great chemistry·아주 좋은 궁합)’라는 표현을 쓰고, ‘베리 베리 베리 굿(very very very good)’이라고도 하더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한-러 정상은 한-유라시아(유럽+아시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기로 하고 한-러 수교 30주년인 2020년까지 연 교역액을 300억 달러(약 34조 원)까지 확대하는 등 경제교류를 적극 확대하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으로 유조선 15척이 한국에서 건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회담 전 열린 한-러 경제공동위원회에서는 가스관, 전력망,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등 남-북-러 3각 협력사업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극동지역 인프라 사업에 참여하는 우리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3년간 20억 달러(약 2조2700억 원) 규모의 ‘극동 금융 이니셔티브’도 신설하기로 했다.
유근형 noel@donga.com / 블라디보스토크=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