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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끊으라는 여자친구에 욕설 퍼부어 거칠고 안하무인… IQ는 평균 이상”

입력 | 2017-09-07 03:00:00

남성욱 前 안보전략연구원장이 공개한 ‘10대 시절 김정은’




“북핵 사태의 원인 가운데 절반은 김정은의 폭주 성격에서 비롯됐다. 김정은이 제거되지 않으면 계속 갈 수밖에 없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안보 의원총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남 교수는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시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사진)을 조사한 뒤 작성한 보고서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2010년경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김정일의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은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1년간 진행했다.

남 교수는 김정은이 스위스 베른에서 유학하던 시절 평양에 있는 여자친구와 통화한 내용을 소개했다. 김정은은 10대 시절인 1996년부터 6년 반가량 스위스에서 머물렀다. 그는 “당시 열다섯 살 정도인 김정은은 한 살 정도 많은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어린 나이에 담배를 피워 여자친구가 ‘좀 끊으라’고 했더니 전화로 상소리를 해댔다”고 밝혔다. 이런 김정은의 캐릭터를 근거로 “1년에 걸친 주변인 면담 보고서 결론이 앞으로 ‘임금’이 되면 굉장히 복잡해지겠다고 예상했다. 당시 예상이 맞지 않기를 바랐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실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년’ 등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퍼부었다”며 “보통 청춘남녀 대화에서 찾아볼 수 없는 거칠고 가학적인 성향과 안하무인의 태도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일본 오사카(大阪)에 거주하는 김정은 주변 인물도 조사했다. 김정은의 친모 고용희는 북송 재일교포 출신이다. 남 교수는 “김정은의 외할아버지 고경택은 1950년 일본으로 건너갔고, 오사카에는 김정은의 8촌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김정은이 주변 사람과 나눈 대화 내용을 복기해 이를 근거로 지능지수(IQ)를 산출했다. 남 교수는 통화에서 “김정은은 상대방과 대화할 때 질문을 빠르게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답했다”며 “이를 볼 때 김정은을 과대평가하는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IQ는 평균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남 교수는 김정일의 후계자 선정 과정도 공개했다. 김정일은 2008년 8월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후계자를 고민했다. 장남인 김정남은 10세 이후 3개월 이상 평양에 거주하지 않았고 김정철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여성호르몬 과다증이 있었다. 결국 2011년 12월 김정은이 후계자로 낙점됐다.

김정은이 핵무기 개발을 계속할 것으로 남 교수는 예상했다. 남 교수는 “김정은이 숙청과 도발의 역사 속에 3대 세습 후 자기만의 색깔을 내고 있다”며 “핵과 미사일이 아주 훌륭한 수단이 됐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김정일과 달리 핵실험 서명 장면을 공개한 것도 실질적으로 북한을 지배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했다.

남 교수는 “김정은이 최고사령관에 오를 때만 해도 우리 언론 대부분 ‘저 어린아이가 무얼 할까’란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김정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안 되지만 너무 간단하게 평가하는 것도 안 된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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