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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 얼마나 컸으면… ‘히딩크 재영입론’

입력 | 2017-09-07 03:00:00

[월드컵 9회 연속 진출]6월 “용의 있다” 발언 알려지자 “모셔와야 한다” 인터넷 시끌벅적… “그냥 전설로 남아야” 반론도




“히딩크 감독님을 모셔오자.”

한국 축구가 힘겹게 ‘어부지리’로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룬 가운데, 누리꾼들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거스 히딩크 감독(71·사진) 재영입을 놓고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울리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이 퇴임한 뒤인 6월 말 러시아에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 때 히딩크 감독이 “한국 국민이 원한다면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을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장 모셔와야 한다’ ‘전용기로 모셔와라’ 등 히딩크 감독을 다시 영입해야 한다는 팬들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아니다. 한국 축구는 독이 든 성배다. 히딩크 감독님은 전설로 남아야 한다’ 등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팬들의 이 같은 반응은 최근 한국 축구가 보여준 무기력한 플레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전 감독에 이어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신태용 감독도 이렇다 할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다. 국민에게 강렬한 ‘4강의 추억’을 심어준 히딩크 감독이 다시 거론되자 그에 대한 향수를 느낀 팬들이 뜨겁게 반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히딩크 감독 영입에 반대하는 누리꾼들은 가장 큰 이유로 ‘히딩크 감독을 데려와도 한국 축구는 답이 없다. 괜히 커리어에 먹칠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들었다. 그만큼 현재 한국 축구에 대한 팬들의 실망이 크다.

히딩크 감독은 신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있는 상태에서는 감독직을 맡겠다고 나서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 관례상 현직 감독이 있는 가운데 본인이 감독을 대신 맡겠다고 나서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도 “지금 상황에선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9개월 동안 신 감독 중심의 대표팀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본선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게 기본 방향”이라고 6일 밝혔다. 협회는 “신 감독이 귀국하면 이번 최종예선 2경기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 방향을 찾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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