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들어 일요일마다 진행되고 있는 낮 경기는 시즌 종반 순위 싸움의 한 변수가 될 수 있다. 10월 추석 연휴 때도 오후 2시 경기로 진행돼 각 팀 선수들은 낮 경기 컨디션 조절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숨 가쁘게 달려온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가 어느 덧 막바지에 이르렀다. KBO는 7일 우천순연으로 재편성 된 잔여경기 일정까지 발표하며 본격적인 정규시즌 마무리 행보에 돌입했다. 구단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이제 20게임 안팎이 남아있을 뿐이다.
올해 정규시즌 예상 종료일은 10월 3일.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은 나머지 기간에 10개 구단의 최종 순위가 결정된다. 모든 팀이 최선을 다하지만 가을잔치 초대장은 오직 5팀에게만 돌아간다. 사활을 건 ‘9월의 마지막 승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에 위치한 팀들은 9월 승부에 특히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현재 1승과 1패의 엇갈린 희비가 가져오는 결과는 지금까지와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긴장의 끈을 더욱 팽팽하게 만드는 변수도 쏟아진다. 혹서기 종료로 인해 KBO리그는 9월부터 다시 낮 경기를 재개했다. 여기에 엔트리까지 32명으로 확장하면서 기용할 수 있는 선수 폭이 더 넓어졌다. 들쑥날쑥한 잔여경기 일정도 있다. 살얼음판 승부 속에서 각종 변수가 쏟아지는 9월의 승부. 마라톤으로 치면 종반 레이스다. ‘라스트 스퍼트’를 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야구기자 2년차 장은상 기자가 묻고,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인 조범현 전 감독이 답했다.
A : 당연히 1승이라도 더 챙기기 위해 모든 승부수를 띄워야죠. 아마 5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팀들은 7일에 발표된 재편성 일정을 무척 궁금해 했을 겁니다. 지금 시점에서 맞대결은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절호의 찬스니까요. 팀 사정에 따라서는 표적 등판도 가능할 수 있어요. 상위권 팀들도 고민은 분명 있습니다. 욕심을 내 순위를 한 계단이라도 더 끌어 올릴 것이냐 아니면 현재 순위를 지키면서 포스트시즌을 일찌감치 준비하느냐로 말이죠. 순위 한 계단의 차이가 가을야구의 시작 자체를 다르게 하니까 모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어요.
Q : 9월 승부는 그야말로 살얼음판 승부의 연속인데요, 더불어 여러 변수도 함께 존재합니다. 우선 다시 시작 된 낮 경기는 선수들의 경기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요?
A : 야간경기를 하다 갑자기 낮 경기를 하면 선수들 입장에서는 리듬이 바뀌니까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요. 그러나 선수들이 한 가지 분명하게 생각해야 할 게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프로’라는 거죠. 핑계를 대서는 안 됩니다. 낮 경기는 일주일에 딱 한 번이에요. 144경기에서 치열한 승부를 이어가는 선수들이 단 한 경기의 변수를 무서워해서야 되겠습니까. 선수들은 토요일부터 일찌감치 자기만의 방식으로 컨디션을 조절해야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거죠.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몇 시간씩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면서도 낮 경기를 소화해요. 그런 것과 비교하면 아무 것도 아니죠.
메이저리그 낮 경기 장면.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Q : 32명으로 늘어난 ‘확대엔트리’도 변수라 할 수 있을까요?
Q : 감독님께서 생각하시기에 남은 일정 속 가장 큰 변수는 무엇일까요.
A : 올해 추석연휴는 유독 긴 걸로 알고 있어요. 새로운 우천 취소란 변수가 아직 남아 있어 재편성 경기는 그 기간에 상당히 많이 열릴 가능성이 있어요. 연휴 동안 리그 막바지에 낮 경기가 연달아 있다는 것은 각 팀에 분명히 큰 변수에요. 시즌 초(5월 2~7일)에도 낮과 밤 경기를 계속 번갈아 소화하는 일정이 있었잖아요? 결국 컨디션 조절이 관건이 될 겁니다. 더불어 그 때까지 지금처럼 중위권 싸움이 계속된다면 해당 팀들은 더 큰 부담을 짊어질 수밖에 없죠. 상위권 팀들의 순위 결정 시점도 리그판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겠네요. 일찌감치 순위가 확정된 팀들은 각각의 포스트시즌 날짜에 맞춰 선발투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할 겁니다. 미래의 날짜를 먼저 생각한 다음, 역으로 이전의 일정들을 맞춰가는 거죠. 상대 ‘에이스’가 우리와의 승부에 등판하느냐 안 하느냐는 큰 차이가 있지 않겠습니까.
정리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