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 국내파 잠시 승부 속으로
이동국, 이근호, 염기훈(왼쪽부터).
한국 축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에 연속 무득점으로 비기고 중국과 이란의 선전 덕택에 본선에 진출해 ‘어부지리 티켓 획득’이란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K리그 선수들은 명운이 걸렸던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전에서 비록 승리를 따내진 못했지만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본선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해외파보다 더 빛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수들은 저마다 “이젠 소속팀에서 월드컵 본선에 대한 열정을 이어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동안 K리거들은 해외파에 밀려 있었다. 하지만 벼랑 끝 승부였던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달랐다. 이근호(강원)는 선발로 출전해 78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고 이동국(전북)과 염기훈(수원)은 후반에 교체 투입됐다. 전반에 유효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고 무기력했던 한국은 이동국과 염기훈이 들어오면서 활기를 찾았다. 이동국은 후반 40분 김민우(수원)가 띄운 크로스를 날카로운 헤딩슛으로 연결했고 4분 뒤에는 결정적인 오른발 슈팅도 시도했다. 상대 골키퍼의 선방으로 득점은 못 했지만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이근호도 오른쪽 측면에서 빠른 돌파로 상대 진영을 휘저었고 ‘왼발의 달인’ 염기훈은 여러 차례 그림 같은 크로스로 기회를 만들었다. 수비에서는 ‘보석처럼 빛난’ 김민재(전북)를 비롯해 고요한(서울), 김민우가 선발 출전해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활약했다.
4위 수원은 10일 전남과 안방경기를 치른다. 득점 선두 조나탄이 부상으로 빠져 있어 월드컵 최종예선에 출전했던 염기훈과 김민우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통산 97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염기훈이 전남을 상대로 1골만 추가하면 K리그 통산 5번째로 60-60클럽에 이름을 올린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