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을 들고 운전면허증을 신청하러 갔던 그에게 공무원이 작은 소리로 일러줬다. “이건 가짜야. 다시는 여기 오지 마.” 집에서 이를 재차 확인한 그는 불법체류자임을 들키지 않으려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2011년 자신의 과거를 고백한 글을 뉴욕타임스 매거진에 발표해 엄청난 화제를 모으곤 지금은 이민법 문제 시민운동가로 뛰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극적인 사연도 원천 봉쇄될 듯하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2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도입한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DACA)의 폐기를 선언했다. DACA란 부모와 함께 불법 입국해 학교에 다니거나 취업한 이들의 체류를 허용한 행정명령. 오바마가 당초 도입하려고 했던 드림법(DREAM·Development, Relief, and Education for Alien Minors Act)의 취지대로 추방의 불안에서 벗어나 ‘아메리칸 드림’을 꿈꾼다는 뜻에서 ‘드리머’라 불리는 이들이 약 80만 명이다. 트럼프는 대체법안 마련에 6개월의 시한을 주며 의회에 공을 떠넘겼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